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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SSG 22살 싸움닭 '해태 전설'과 어깨 나란히…"도망 다니지 않겠다" [잠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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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우완 파이어볼러 조병현이 KBO리그 연속 타자 탈삼진 타이 기록을 수립하고 자신의 이름을 한국 야구 역사에 깊이 새겼다.

조병현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9차전에서 1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SSG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조병현은 이날 SSG가 1-1로 팽팽히 맞선 7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조수행과 양석환을 연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기세가 오른 조병현은 SSG가 2-1로 리드를 잡은 가운데 8회말 재차 등판했다. 선두타자 헨리 라모스와 강승호를 연속 삼진 처리하고 두산의 추격 흐름을 완전히 꺾어놨다.

조병현은 지난 26일 문학 KT 위즈전 7회초 정준영을 시작으로 이날 8회말 강승호까지 10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이대진이 해태 타이거즈(현 KIA) 소속이던 1998년 5월 14일 인천 도원야구장에서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를 상대로 달성한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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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진이 선발투수로 나서 10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면 조병현은 지난 26일 KT전 3탈삼진, 29일 두산전 3탈삼진, 30일 두산전 4탈삼진 등 3경기에 걸쳐 이뤄졌다.

그렇다고 조병현의 10타자 연속 삼진 기록의 가치가 이대진과 비교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리빙 레전드'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을 비롯해 KBO리그의 전설적인 불펜 투수들도 10타자 연속 탈삼진은 이루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조병현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기록을 달성하게 돼 너무 기쁘다. 연속해서 삼진을 잡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게 (KBO리그 연속 타자 탈삼진) 기록이라는 건 알지 못했다"며 "내가 기록을 세웠다는 것보다는 팀이 이긴 게 더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0타자 연속 탈삼진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하나'는 8번째였다. 2사 만루에서 두산 캡틴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실점을 막아낸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자신보다 앞서 대기록을 달성한 대선배의 존재는 잘 알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조병현은 2002년생으로 1974년생 이대진이 90년대 KBO리그를 호령했던 모습을 영상으로도 접해보지 못했다. 이대진이 1998년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을 당시에는 태어나기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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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은 '이대진을 컴퓨터 야구 게임으로 접하고 알고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잘 모른다"고 수줍게 웃으며 답했다. 이대진 현 한화 이글스 감독이 2012년을 끝으로 은퇴했기 때문에 조병현이 '선수' 이대진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대진은 1993년 해태에 입단, 2012년을 끝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KBO 통산 283경기 100승 74패 2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57의 발자취를 남긴 레전드다. 타이거즈의 1993, 1996~1997 시즌 우승의 핵심이었다. 2009 시즌에는 KIA의 이름을 달고 타이거즈의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때도 베테랑으로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조병현은 이와 함께 11타자 연속 탈삼진 신기록 수립 불발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조병현은 8회말 2사 후 김기연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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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은 "11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안타나 볼넷으로 타자를 출루시킨 게 아니고 땅볼로 처리해서 깔끔하게 8회말을 마친 게 좋았다"고 여유를 보였다.

조병현은 풀타임 첫해를 치르고 있는 2024년 44경기 42⅔이닝 3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80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SSG 불펜 필승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성장했다. 매서운 눈빛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는 모습은 조병현의 트레이드 마크다.

조병현은 "후반기에도 지금처럼 자신감 넘치고 마운드에서 도망 다니지 않는, 타자와 자신 있게 맞붙는 그런 투수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약속했다.

사진=잠실, 엑스포츠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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