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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그가 밟았던 투구판, 내가 밟고 있다니...” ‘너클볼러’ 월드론의 보스턴 원정이 특별했던 이유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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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우완 선발 맷 월드론은 현역 빅리거 중 유일한 너클볼 투수다. 그에게 이날 등판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월드론은 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4 1/3이닝 6피안타 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3자책) 기록했다. 팀이 1-4로 패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을 만난 월드론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취재진의 질문에 힘겹게 답하는 모습에서 격한 감정이 몰아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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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선발 맷 월드론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美 보스턴)=ⓒAFPBBNews = News1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 뇌암으로 세상을 떠난 전직 너클볼 투수 팀 웨이크필드에게 조언을 들으며 너클볼을 가다듬었다.

웨이크필드는 그에게 있어 ‘너클볼 스승’이었던 것.

그리고 이날 그는 웨이크필드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펜웨이파크에서 웨이크필드가 밟았던 투구판을 밟으며 공을 던졌다.

그는 “웨이크필드가 밟았던 투구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를 느낄 수 있었다. 정말 힘들었다”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자신에게 스승과도 같은 존재가 뛰었던 구장을 누볐다는 특별함, 그리고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뒤섞인 모습이었다.

그는 “좋지 못했다. 전혀 좋지 못했다. 1회 시작부터 5회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좋지 못했다. 원했던 결과가 아니다. 정말 엄청난 경험이지만, 크게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힘든 경기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초반에 상대가 피해를 입혔고 이에 맞서 변화를 줘야했다. 상대 타자들이 잘했다고 생각한다. 접근 방식이 좋았다. 내가 커맨드를 제대로 해야하는 문제였다. 반등할 것이다. 이전에도 반등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화가 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라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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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웨이파크 외야에 걸려 있는 웨이크필드의 등번호 49번.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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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크필드는 현역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너클볼러였다. 월드론은 그에게서 너클볼에 대한 조언을 듣고 이를 연마할 수 있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웨이크필드를 기리는 의미로 이날 1회 첫 공을 너클볼을 던졌던 그는 “결국은 내가 일을 제대로 해냈어야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재차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약간 너클볼을 너무 몰아서 던진 경향이 있었다”며 월드론의 투구에 대해 말했다. “스위퍼도 좋았고 패스트볼도 좋았다. 너클볼 몇 개와 패스트볼 몇 개가 상대 배트 중심에 맞았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좋아지는 모습이었다. 오늘은 상대가 좋은 계획을 들고 나왔고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며 말을 이었다.

이날 경기는 졌지만, 샌디에이고에게는 나쁘지 않은 원정이었다. 앞선 두 경기 대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쉴트는 “우리 선수들은 이번 시리즈 정말 잘해줬고 상대도 열심히 노력했다. 좋은 시리즈였다고 생각한다”며 3연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보스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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