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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100타석인데도 4할 육박이라니… 신인상 경쟁 안 끝났다, 리그가 놀랄 사고 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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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삼성전에서 한 번 뻥 치길래”

SSG 고졸 루키 박지환(19)은 6월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자신의 시즌 2호 홈런을 기록했다. 골절 시련을 이겨내고 복귀 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 신인이 가는 길에 또 하나의 즐거운 이정표가 생긴 셈이었다. 다만 이 홈런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박지환이 홈런 타자는 아니라면서, 홈런을 치게 되면 스윙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강병식 타격코치를 불러 “박지환의 스윙이 너무 커지지 않게끔 지혜롭게 잘 들어가라”고 당부했다. 욕심을 크게 내지 말고, 지금 좋은 그림이 계속 이어지기만 해도 첫 시즌은 성공이라고 생각했던 까닭이다. 이 감독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후반기 때까지 풀타임을 다 뛰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3할이 아닌 2할 7~8푼만 쳐도 성공이라고 본다”고 했다.

성적과 별개로 부상 방지에 총력전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지환은 아직 전체적인 움직임이 거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베이스러닝을 할 때가 그렇다. 코칭스태프가 움찔한 장면들이 여럿 나왔다. “야생마 같다”는 평가에는 여러 의미가 모두 들어있다. 고졸 신인으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최대한 부상을 당하지 않게 유도하고 주문하고 있다. 만약 여기서 부상을 당해 결장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좋은 기억들이 유지되지 않고 자칫 사라질 수도 있다. 박지환은 그렇게 팀이 애지중지하는 선수가 됐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부상도 없고, 특별한 슬럼프도 없이 꾸준하게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시즌 2호 홈런 이후 잠깐 타격 페이스가 주춤해 타율이 0.356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다시 차분하게 콘택트와 강한 타구 생산 위주로 재정비를 한 결과 떨어졌던 타율이 다시 오르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박지환은 6월 23일 NC전부터 6월 28일 두산전까지 5경기에서 네 차례나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대활약한 끝에 타율을 다시 0.391까지 끌어올렸다.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0.391이라는 타율은 실로 대단한 감이 있다. 박지환은 타자의 기본 실력을 볼 수 있는 샘플로는 충분한 100타석을 이미 채웠다. 시즌 104타석에 들어서 타율 0.391, 출루율 0.451, 장타율 0.543, 2홈런, 13타점, 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94를 기록 중이다. 삼진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감수할 정도의 범주고, 득점권에서도 시즌 0.385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주목하는 것도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 스윙을 한다는 것이다. 공이 미트에 꽂히는 상황에서도 마음먹은 스윙을 한다. 타석에서도 머뭇거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워낙 처음 보는 투수들에게도 타이밍을 잘 잡는 편이라 이런 자기 스윙은 고타율의 비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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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잘 치는 타자는 당연히 분석이 들어가고, 9개 구단도 박지환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애를 썼다. 변화구 비중이 많이 높아지고, 몸쪽 공 비중도 많이 높아졌다. 이제는 투수도 위험 부담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 타자가 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박지환은 한동안 약했던 이 코스에 들어오는 공을 오히려 역이용해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트라이크존별 타율을 보면 이제는 특별히 약점이 도드라지는 코스도 없다. 최근 5경기에서는 패스트볼·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을 모두 공략해 안타로 만들어냈다. 천부적인 재능과 적응력이다.

28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3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이자 국가대표팀 투수인 곽빈과 9구째까지 가는 승부 끝에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곽빈의 주무기 중 하나인 슬라이더를 눈에 익혔고,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자신을 범타로 만든 이 슬라이더를 받아쳐 3루수 방면의 강한 타구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8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김명신의 슬라이더를 초구부터 공략해 역시 중전 안타를 쳐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어냈다.

타이밍을 잡는 능력과 공을 맞히는 능력, 그리고 선구안까지 두루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환이다. 아직 몸이 다 만들어지지 않은 선수라 타구 속도에서는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자신의 재능이 만날 2~3년 뒤에는 충분히 장타도 펑펑 때려낼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기대감이다. 박지환의 시즌 타율이 0.391에서 끝날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올해 많은 성공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다 겪으며 성장한다면 리그가 놀랄 만한 사고를 치지 말라는 법도 없고, 김택연이 주도하는 신인상 레이스가 혼전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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