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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6月 ERA 1.29’… 삼성 이승현이 수놓은 ‘선발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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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현이 무실점으로 피칭을 마치고 밝은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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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실력으로 꿰찬 자리, 다 이유가 있다.

프로야구 삼성의 좌완 선발 이승현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수놓아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도 시즌 6승(3패)을 챙기며 미소 지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타율 2위(0.284)로 빛나는 LG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2회 내준 볼넷 2개로 첫 실점 위기가 있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후속 타자들을 잘 정리했다. 3회에 피안타 2개로 맞이한 위기도 마찬가지로 잘 넘겼다.

이후에도 간헐적인 피안타는 나왔으나, LG 타자들을 연신 범타 처리하면서 위기 없이 순항했다. 마지막 임무였던 6회를 깔끔한 삼자범퇴로 수놓아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까지 완성했다. 6이닝 무실점 경기는 지난 9일 고척 키움전 이후 시즌 2번째로 빚어냈다.

총 88구를 뿌리며 스트라이크-볼 비율 52-36을 찍었다. 최고 시속 147㎞을 찍은 패스트볼(48구)과 함께 슬라이더(19구), 체인지업(12구) 그리고 간간이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커브(9구)를 엮은 피칭 디자인으로 LG에 맞섰다.

뜨겁디 뜨거운 이승현의 6월은 이렇게 완벽하게 마무리 됐다. 그의 월간 성적은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28이닝 4자책점)로 화려하게 빛난다. 탈삼진 20개를 뽑는 동안 볼넷은 8개로 제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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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현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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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거두고 만난 이승현은 “이렇게 많은 승리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항상 이길 수 있어서 좋다”는 기쁜 소감을 남겼다. 만족스러운 성적표 속에 월간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거론되기 시작한 그는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제가 판단할 게 아니라 잘 모르겠다”며 수줍게 웃기도 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던 유망주인 그는 지난해까지 1군 선발 등판 기록이 없다. 불펜으로만 147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물음표가 찍힌 팀 4∼5선발 자리의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변신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화려한 결실이 찾아왔다. 개막 엔트리 승선이 불발돼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퓨처스에서 꾸준히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는 4월 18일 생애 첫 선발 기회를 맞아 5이닝 무실점으로 데뷔승까지 챙기면서 산뜻하게 출발해 지금의 순항까지 이어졌다.

그는 “운동하는 거나 몸 관리, 휴식 부분을 많이 바꿨다. 캐치볼을 하는 날과 안 하는 날을 정하는 등 훈련 스케줄이 바뀌니 계속 좋은 컨디션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며 선발 체질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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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현이 승리 후 박진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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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한 번의 이탈 없이 든든하게 로테이션을 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는 “조금 안 좋은 게 있다고 제가 빠지면 팀한테는 더 안 좋은 결과로 작용할 수 있다. 선수들 모두 그런 걸 참고 하고 있으니, 저도 참아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는 듬직한 메시지까지 덧붙였다.

가파른 성장세로 화룡점정을 찍는 그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공개적으로 “원태인을 이을 토종 에이스”라며 칭찬하며 제자 치켜세우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다.

정작 이승현은 덤덤하게 마음을 고쳐 잡는다. 그는 “개인 목표는 시즌 시작 전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세워둔 게 없다.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돌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끝까지 간다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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