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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동맹·우크라·중동…바이든·트럼프 대외정책 속살 내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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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대선토론과 달리 양자 외교정책 이례적 핵심쟁점

동맹관·우크라·중동해법 등 곳곳 '국제주의 vs 고립주의'

복잡한 국제관계 설명 어려운 탓 '바이든 수세' 일부 전망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오른쪽)
[A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11월 미국 차기대선 판세를 좌우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TV 토론에서는 이례적으로 '외교정책'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대외정책과 관련해선 후보간의 입장차가 크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동맹국들과의 관계 등 극과 극으로 입장이 갈리는 사안이 산재해 있어서다.

국제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향방이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바이든의 국제주의(internationalism·국가간 협력과 연대, 공동이익 추구를 중시하는 태도)와 트럼프의 고립주의(isolationism)는 TV 대선 토론 역사상 그 어느 순간보다 극명한 대조를 이룰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대선후보 토론이 미국에서 TV로 생중계되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 정책, 특히 대외정책은 토론에서 곁다리로 취급되기 일쑤였다.

이미지 대결이 중심이 되기 쉬운 TV 토론의 특성이나 시간적 제약 탓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모든 후보가 패권경쟁 세력의 억제와 동맹 강화, 대외영향력 강화, 자유무역 확산 등으로 동일한 대외기조를 따랐기 때문이다.

이런 양상은 지난 2020년 대선까지도 이어졌고, 비슷한 목표를 누가 더 잘 구현할 수 있을지만 따지는 외교정책 분야 토론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진행될 바이든과 트럼프의 이번 대선 첫 맞장 토론은 4년 전과 달리 대외정책과 관련해 격렬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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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토론회를 준비 중인 CNN 직원들
(애틀랜타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직원들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의 TV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024.6.26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전통적 동맹을 수호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지속하고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확산한다는 전통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이런 전통적 외교기조를 모두 부정해 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나토에 속한 동맹국을 지키는 것도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으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등 권위주의 혹은 독재 국가로 분류되는 나라들과도 당장 미국에 도움이 된다면 거래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트럼프는 올해 2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유세에서 나토 동맹국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국방비로 지출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도 보호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견해차를 두고 미국 대선 토론에서 나타날 격세지감이 거론되기도 한다.

FP는 "과거에는 외교정책 토론의 초점이 공동의 목표를 누가 더 강력하게 추구할 수 있느냐에 맞춰졌다면, 지금은 '세계의 미국'과 '요새화된 미국'이란 두 방향을 놓고 그러한 목표가 무엇이어야 하는지가 중심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후보의 입장이 가장 극적으로 대비되는 사안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추구한다는 전통적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등 이스라엘 편향 행보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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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유세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
[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유권자들이 27일 토론에서 어느 후보의 손을 들어줄지는 현재로선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NBC 방송은 90분간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질문과 짧고 신속한 응수가 이어지는 TV 대선토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외교정책 분야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수세에 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멤버로 활동한 리처드 골드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 세계가 불길에 휩싸였지만 내가 대통령일 때는 그렇지 않았다"며 포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복잡한 사실관계를 무시한 주장이지만 제한된 시간 내에 실시간으로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고 NBC는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20년간 이어진 전쟁에 지친 국내 여론이 고려된 결정이었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졸속으로 진행돼 막대한 혼란이 초래됐고, 카불공항 테러로 미국인 사상자마저 발생했던 탓이다.

한때 트럼프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였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뭔가 나쁜 일이 벌어진 것과 관련한 외교정책 질문에 대한 트럼프의 답변은 대부분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라면서 "물론, 이건 어떤 방식으로도 증명이 될 수 없는 것들"이라고 꼬집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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