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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절친' 설영우 쿨하게 떠나보낸 엄원상..."원래 친하면 별 말 안 해, 잘 가라 영우야!"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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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절친을 떠나보내는 친구의 마음은 쿨했다. 엄원상(울산HD)이 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적을 눈 앞에 둔 설영우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울산은 26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36분 터진 보야니치의 결승포를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챙긴 울산은 11승5무3패, 승점 38로 김천상무(승점 36)를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를 탈환했다. 또한 지난 5월 강원 원정(0-1 패) 이후 6경기에서 무패(4승2무)를 달렸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구단 유스 출신 설영우의 환송식이었다. 세르비아 명문 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적을 앞둔 설영우는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떠나게 됐다. 경기 후 진행된 환송식에서 설영우는 아버지 품에 안겨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팬들 또한 따뜻하게 설영우의 앞날을 기원했다.

울산에서 설영우와 절친한 관계였던 엄원상의 심정은 어땠을까.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엄원상은 쿨하게 절친을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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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가 촉촉해진 것 같다고 말하자 엄원상은 "행복하다. 날 괴롭히는 사람이 떠나서 행복하다"라고 웃으면서 "장난이고, 개인적으로는 영우가 (유럽에) 가서 축구인으로서, 또 축구 팬으로서 되게 좋게 생각하고 있다. 영우가 정말 잘하는 선수니까 가서도 잘 할 거라고 믿는다"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팀에 좋은 자원이었던 선수여서 가는 게 많이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약간 기쁘기도 하고 뭔가 애매한 감정이 드는 것 같다"고 복잡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설영우는 1998년 12월생, 엄원상으 1999년 1월생으로 울산에서 만나 절친한 관계를 이어왔다. 울산의 오른쪽 라인을 책임졌으며,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금메달을 합작해냈다.

하지만 이제 설영우 없이 엄원상이 측면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대해 엄원상은 "개인적으로 지금 팀에서 친구가 영우밖에 없었어서 더 많이 아쉬운 것 같다"라며 "내가 울산에 처음 왔을 때부터 영우가 되게 잘 챙겨주기도 했고, 적응을 많이 도와주기도 했던 친구였다"고 지난 날을 되돌아봤다.

이어 "이렇게 가는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친구로서 영우가 되게 잘 할 거라고 믿고 있고, 또 가서도 잘 했으면 좋겠다. 여기서 나도 많이 응원하고 있겠다"라고 친구를 응원했다.

경기 후 따로 나눈 대화는 없었다고 했다. 엄원상은 "그냥 잘 가라고 했고, 영우도 별 말 없었다. 사실 친한 친구는 원래 같이 있어도 별 말이 없는 그런 관계지 않나"라며 "아픈 와중에도 계속 팀에 어떤 게 많이 도움이 될지 이런 걸 내게 물어봤기 때문에 좀 많이 아쉽긴 하다. 그래도 이렇게 된 이상 영우도 마음 편하게 잘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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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엄원상은 설영우가 아닌 윤일록, 최강민, 장시영 등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이에 대해 엄원상은 "되게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영우가 아니더라도 그 선수들을 위해서 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역할을 하면 되는 거다. 영우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끔 내가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많은 팬분들이 영우라는 선수를 보내는 게 많이 안타까우실 거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가 영우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는 그런 좋은 모습들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절친의 유럽 진출을 보고 욕심이 나진 않았을까. "당연히 선수로서 욕심이 있다"라고 답한 엄원상은 "욕심이 없다고 하면 다 거짓말이고, 여기 있는 선수들도 다 마찬가지일 거다"라며 "기회가 온다면 나도 도전해보고 싶고, 영우처럼 이렇게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시고 떠나는 마늠 나도 그럴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엄원상은 "여러 말을 해주고 싶긴 한데 영우가 항상 나한테도 그랬고, 아시안게임 때나 항상 얘기했던 게 영우의 꿈이 유럽 진출이었다. 영우가 꿈을 이룰 수 있는 거에 대해 되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좀 더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영우가 스스로 얘기 했었는데 그렇게 된 거에 대해 축하하고 싶다. 그냥 잘 가라고, 원래 잘하는 친구니까 별 말은 안 하겠다"라며 절친답게 쿨하게 친구를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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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울산, 나승우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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