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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山 탔더니 우승컵도 탔네요" 퍼펙트로 돌아온 초대 女왕중왕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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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초대 왕중왕의 귀환' 김세연이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전서 임경진을 누르고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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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PBA) 여자부 왕중왕전 초대 챔피언 김세연(휴온스)이 3시즌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천신만고 끝에 첫 정상에 도전한 임경진의 추격을 뿌리치고 통산 4번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세연은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전서 임경진을 세트 스코어 4 대 3(11:10, 11:4, 6:11, 11:5, 9:11, 4:11, 9:0)으로 눌렀다. 세트 스코어 3 대 1에서 내리 두 세트를 뺏겨 스윕 위기에 놓였지만 마지막 7세트를 퍼펙트 큐로 마무리했다.

2021-22시즌 2차전 TS샴푸 챔피언십 이후 3시즌 만의 정상 등극이다. 이후 김세연은 2022-23시즌 18위, 지난 시즌 최종 9위에 머무는 등 우승이 없었다. 특히 지난 시즌 3차전 하나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절친 백민주(크라운해태)에 막혔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번 우승으로 김세연은 통산 다승 공동 3위(4승)에 올랐다. 7회 우승의 김가영(하나카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와 5회의 임정숙(크라운해태)에 이어 이미래(하이원리조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누적 상금 2억 원을 돌파하며 이 부문 3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4000만 원을 더한 김세연은 2억2023만5000원으로 김가영(3억4135만 원), 스롱(2억6277만 원)의 뒤를 이었다.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김세연은 1, 2세트를 따내며 쉽게 정상에 오르는 듯했다. 3세트를 뺏겼지만 4세트를 따내며 우승까지 단 1세트만을 남겼다. 5세트도 9 대 4까지 앞섰다. 그러나 임경진이 연속 5점을 몰아치는 등 5세트를 따낸 뒤 여세를 몰아 6세트마저 가져갔다. 자칫 지난 시즌 백민주에 당한 것처럼 김세연으로서는 역전 우승을 임경진에 내줄 위기였다.

하지만 마지막 7세트에서 김세연이 힘을 냈다. 바짝 쫓기는 상황이었지만 초구를 침착하게 성공시킨 뒤 3연속 뱅크 샷으로 단숨에 흐름을 탔다. 옆돌리기로 마지막 득점을 이뤄낸 김세연은 눈물을 흘리며 큐를 번쩍 들어 여왕의 재림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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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뒤 눈물을 흘리는 김세연.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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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세연은 "오랜 기다림 끝에 우승해 정말 기쁘다"면서 "지난해 준우승 때도 백민주 선수에게 역스윕으로 패배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이렇게 잡히나' 싶었는데 '에라 모르겠다 해보자'고 7세트를 시작했는데 하늘이 도와주신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경기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면서 "계속 스스로 내려놓다 보니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세연은 2020-2021즌 왕중왕전에서 '당구 여제' 김가영을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다음 시즌 2차전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당구장 알바생 출신의 신화를 쓰며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2시즌 동안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부활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체력 보강이었다. 김세연은 "그동안 경기 중 몸이 힘들다는 생각은 많이 하지 않았지만 집중이 잘 안 돼서 '체력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하고 의심했다"면서 "그래서 비시즌 기술보다 기본기와 체력을 다졌는데 등산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또 김세연은 "당구 선수로서 다치지 않는 운동인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 험난한 산은 타지 못해도, 낮은 산이라도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럿이 산을 타니까, 의욕도 생긴다"며 등산의 매력도 귀띔한 김세연은 "이번 대회에서도 결승까지 풀 세트 경기를 많이 했는데 언제 풀세트 경기를 할지 몰라 집중력을 잃고 싶지 않았고, 체력에 집중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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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에서 매섭게 공을 노려보며 샷을 구사하는 김세연.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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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절로 눈물이 터졌다. 김세연은 "첫 우승 때는 더 크게 울었는데 이건 운 것도 아니다"면서도 '너무 서러웠고, 내 자신에게 북받쳤고, 결승 경기가 스스로 대견했다"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준우승 때 응원해주셨던 분들이 이날도 그대로 경기장을 찾아주셨다"면서 "5, 6세트 잡혔을 때 괜찮다고 다독여주셨는데 그런 응원과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고, 우승한 뒤 스스로 대견하면서 응원해주신 분들게 감사했다. 나도 울지 않을 줄 알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누적 상금 2억 원 돌파에 대해 김세연은 "상금 관리는 내가 하는데 그 돈이 어디 간 지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이번에는 잘 저축하겠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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