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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패전투수에 가장 큰 박수가 쏟아지다니… 시라카와 K쇼, 이대로 집 보내기 아까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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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7회 김형준(NC)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어쩌면 인천이 아닌 다른 구장이었다면 홈런이 되지 않을 타구가 홈런으로 이어졌을 때 시라카와 케이쇼(23·SSG)는 아쉬운 듯 글러브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날 잘 던지고 있었고, 이닝을 스스로 마무리하고 싶었기에 더 그럴 수도 있었다. 시라카와는 후속 타자 김휘집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결국 교체됐다. 이날 좋았던 경기 내용에 비하면 결과가 허무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시라카와의 마음을 아는 듯 인천SSG랜더스필드에 모인 SSG 팬들은 누구에게 보낸 박수보다 더 큰 박수와 환호로 시라카와를 격려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선수였지만, 마치 승리투수 대접을 받는 듯했다.

옆구리 부상으로 빠진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6주 계약을 하고 SSG 유니폼을 입은 시라카와는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면서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이 KBO리그에서의 네 번째 등판이었던 시라카와는 첫 6이닝 소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달성, 그리고 첫 두 자릿수 탈삼진(10개)을 기록하며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유일하게 없었던 것은 승리투수 자격이었다.

팀 타선의 짜임새와 장타력이 만만치 않은 NC를 만난 시라카와는 이날 최고 구속 시속 151.2㎞(트랙맨 기준)을 기록하며 KBO리그 데뷔 후 최고치를 찍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등판한 만큼 공에 힘이 있었다. 포심만 53구를 던지며 적극적으로 NC 타자들을 상대했고, 이어 커브(18구), 포크볼(18구), 슬라이더(9구), 커터(6구), 체인지업(2구)까지 던지면서 NC 타자들을 상대했다.

1회 선두 박민우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손아섭을 3루 땅볼로, 박건우와 데이비슨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가장 긴장됐을 법한 1회를 잘 넘겼다. 2회부터는 비교적 순항이었다. 2회는 삼자범퇴였고, 3회에는 김형준 김휘집을 연속으로 포크볼로 삼진 처리했다. 3회와 4회 2사 후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안타로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피홈런이 조금 아쉬웠다. 1-0으로 앞선 5회 선두 박시원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6회 박건우 데이비슨 서호철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고 바짝 기세를 올린 시라카와는 6회까지 94개를 던져 교체 타이밍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다만 1사 후 김형준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으며 역전을 허용하고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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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상적으로 타선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경기였고, 이날 투구 내용은 충분히 훌륭했다. 무엇보다 그간 시라카와를 둘러싼 하나의 의구심이었던 체력을 증명했다. 13일 KIA전에 등판한 뒤 일주일을 쉬고 이날 경기에 나선 시라카와는 이날 포심 최고 구속과 평균 구속 모두 KBO리그 데뷔 후 최고를 찍었다. 경기 중반까지 힘을 유지하며 ‘5이닝 투수’의 꼬리표도 벗어 던졌다.

이날 시라카와를 상대로 홈런을 친 김형준(NC)조차도 "시라카와 선수의 공이 너무 좋았다. 직구가 좋은 것을 알고 있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더 좋은 것 같았다"면서 인정했다.

엘리아스가 20일 퓨처스리그에서 등판을 시작하며 이제 시라카와의 거취가 궁금해졌다. 4경기에서 시라카와가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5.09로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는 한 경기 난조(6월 7일 롯데전 1⅓이닝 7자책점)가 문제였을 뿐 나머지 3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 정도 프로무대에서 풀타임 경력이 없는 시라카와의 구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관심인 가운데, 만약 엘리아스를 끌고 가기로 결정한다면 시라카와는 이제 한 경기 정도 등판이 남아있다. 이대로 팀을 떠난다고 해도 180만 엔(약 1570만 원) 가치는 충분히 한 채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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