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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이게 사과하는 자세?”…'치킨집 갑질’ 대구 공무원 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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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치킨집 갑질' 논란을 일으킨 대구 중구청 직원들이 해당 치킨집에 찾아가 사과를 하는 모습. /KBS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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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갑질’ 논란의 대구 중구청 공무원들이 해당 치킨집을 찾아가 사과하는 모습이 공개된 가운데, 부적절한 사과 태도로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구 중구청의 거짓된 사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치킨집에 행패, 난동, 갑질 협박한 대구 중구청 직원들이 다시 찾아가 사과했다는 장면”이라며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매장을 찾은 남성 세 명 중 한 명은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있고, 또 다른 한 명은 팔짱을 끼고 있었다. 나머지 한 명은 정자세로 서 있었다.

글쓴이는 “저게 사과하는 자세인가? 제가 46년 살면서 저런 자세로 사과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저건 사과하는 자세가 아니라 싸우자는 자세”라고 했다. 이어 “팔짱을 끼고, 옆구리에 손을 올리고 사과하는 사람 본 적 있나? 저건 피해자를 두번 죽이는 것”이라며 “대구 중구청 직원들 진짜 미쳤다”고 적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저게 사과하는 자세였나. 싸우자는 모습인 줄” “일을 크게 만드는 재주가 있네” “벼슬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논란은 지난 13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한 치킨집 사장이 ‘마음이 힘드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리면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치킨집에 방문한 남성 4명이 바닥에 일부러 맥주를 부었고, 이를 치운 아내에게 폭언했다. 이들은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 모르는 사람 없다.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갑질을 당한 치킨집 사장은 사건 이후 “마음이 너무 힘들다”며 가게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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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청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온 중구청장의 사과문./대구 중구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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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중구청은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손님 4명 모두 구청 직원이었다. 이에 중구청장은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 보호는 우리 중구청의 중요한 업무임에도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을 초래해 중구청 직원 전체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분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른 모든 행정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직원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보다 낮은 자세로 올바른 구정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청은 현재 이들 공무원 4명에 대한 개별 대면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 결과가 나오면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일탈의 경중에 따라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처분 등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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