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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소속팀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자신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다시 시선을 모으고 있는 손흥민이 이 와중에 남모를 선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에서 대서양 건너 브라질에서 홍수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토트넘 선수들의 사인이 들어간 자신의 유니폼을 선물하고 그들을 위로했다.
손흥민은 최근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인한 피해자가 됐다. 문제의 발언은 벤탄쿠르가 조국 우루과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우루과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한 뒤 자녀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토트넘 간판 선수는 당연히 손흥민이다.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셔츠를 받을 수 있겠냐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자 벤탄쿠르가 내뱉은 본능적인 한 마디가 지금의 충격파를 만들고 있다. 벤탄쿠르가 "쏘니 거? 쏘니 사촌 거는 어때?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친 것이다. 남미 사람들이 아시아 사람들을 크게 구분하지 못한다는 저질 농담이었고, 당연히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벤탄쿠르 입장에선 크게 개의치 않고 한 발언이었을 테지만 한 번만 생각해보면 엄청난 실수라는 것이 드러난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소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성의 없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글을 게시하고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이용한 데다 손흥민의 별명인 쏘니(Sonny) 대신 일본 전자회사 이름인 소니(Soy)란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16일 오전이 되면서 그의 사과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벤탄쿠르는 이후 추가 사과보다는 21일 미국에서 개막하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우루과이 대표 선수들과의 친목을 다지며 SNS를 계속하는 중이다. 팬들은 이런 벤탄쿠르의 행동에 폭발하는 중이다. 제대로 된, 영구적으로 볼 수 있는 사과문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토트넘이 소속된 국가인 영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더 선'은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한국 사람들에 대한 나쁜 발언으로 사과했다"며 "해당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빠르게 비판을 받았다. 벤탄쿠르는 SNS에 이슈에 대해 사과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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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은 "벤탄쿠르가 방송 도중 한국 국가대표인 손흥민과 그의 사촌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말한 뒤 손흥민에게 사과했다"며 "지난 11월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제스처를 취한 한 팬이 3년간 축구 경기 관람 금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는 말로 인종차별의 심각성을 알리고는 벤탄쿠르 발언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전했다.
하지만 토트넘과 벤탄쿠르의 대응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지금까지 다른 팀 관중의 가장 큰 인종차별 피해자였음에도 이번 사건에 소속팀 선수가 끼어있어서인지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묵묵부답이다. 토트넘 사정에 밝은 기자 폴 오키프는 "토트넘이 지금 휴가 중"이라면서도 "그들이 돌아와도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벤탄쿠르 역시 24시간 짜리 사과문 이후엔 별다른 조치 없이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웃으며 생활하고 있다.
반면 팬들은 토트넘이 다음달 말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 바이에른 뮌헨과 두 차례 한국 투어를 치르는 것 등을 고려, 납득할 만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은 홍수 피해를 입은 먼 곳 브라질 이재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토트넘 주장으로서, 자신의 유니폼에 선수들 사인을 받아 기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와중에도 선행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지난달 말 브라질 남부에서 대규모 홍수가 나 무려 220만명이 주택 소실 혹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손흥민은 이를 위로하기 위해 영국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택했다. 그의 셔츠엔 벤탄쿠르의 사인도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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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토트넘 SNS, 방송화면, 벤탄쿠르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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