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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미안" 벤탄쿠르, 사과했으니 끝인가…우루과이 국대 생활 만끽→"내 브라더 귀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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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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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손흥민을 인종차별하면서 큰 논란을 일으킨 토트넘 홋스퍼와 우루과이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태연히 국가대표팀 유니폼 실착 사진을 공개했다.

벤탄쿠르는 17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게시했다.

벤탄쿠르는 현재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오는 20일 미국에서 열리는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준비에 한창이다. 남미 강호 우루과이는 이번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에서 개최국 미국, 볼리비아, 파나마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대회 개막이 임박하면서 우루과이는 선수단 유니폼 사진 촬영식을 가졌다. 이번 대회에서 등번호 6번을 배정 받은 벤탄쿠르도 자세를 취하며 사진 촬영식에 임했고, 몇몇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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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등번호 7번을 받은 미드필더 니콜라스 데라크루스(CR플라멩구)와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브라질 리그에서 뛰고 있는 데라크루스는 A매치 26경기에 출전하는 등 벤탄쿠르와 함께 우루과이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다.

중원 파트너인 데라크루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벤탄쿠르는 "나와 내 형제가 가장 귀여워 보인다"라고 작성했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공식 SNS 계정도 벤탄쿠르를 포함해 선수들의 유니폼 실착 사진을 게시했다. 이때 벤탄쿠르의 개인 SNS 계정에 많은 국내 축구 팬들이 최근 그가 손흥민과 한국인에게 했던 인종차별 발언을 언급했다.

벤탄쿠르는 최근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Por la camiseta'에 출연해 2024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때 그는 토트넘 주장이자 동료 손흥민을 인종차별하면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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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의하면 인터뷰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네 유니폼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한국인 유니폼을 가져다 줄 수 있나?"라고 물어봤다. 벤탄쿠르가 잘 알고 있는 한국인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이기에, 사실상 손흥민 유니폼을 줄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벤탄쿠르도 질문을 듣자 "쏘니?"라고 되물었다.

이후 진행자가 "세계 챔피언의 것도 좋다"라고 말하자 벤탄쿠르는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아시아인의 외모가 거의 비슷하다는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 그렇기에 벤탄쿠르의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그가 황급히 사과문을 올리게끔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SNS 스토리 기능을 통해 "쏘니 내 형제여! 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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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가 널 사랑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와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려고 했던 게 절대 아니라는 걸 알아줘! 사랑해 내 형제!"라며 손흥민 계정을 태그해 사과했다.

다만 스토리 기능은 24시간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하루가 지나면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사과를 했는지 안 했는지조차 전혀 알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벤탄쿠르의 사과문에 과연 진정성이 담겨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영국 현지에서 손흥민을 부르는 '쏘니(Sonny)' 대신 일본 가전업체 '소니(Sony)'라고 표기하는 등 대충대충 사과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벤탄쿠르가 태연히 SNS에 동료들과 코파 아메리카를 준비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국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몇몇 팬들은 "인스타를 할 상황이 아니다. 이 사태를 수습하는 게 먼저이다", "인종차별의 여지는 없다", 한국에 오지 마라"라며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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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입장에서도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은 주의 깊게 다룰 필요성이 있다. 당장 토트넘은 이번 여름 프리시즌 때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토트넘은 오는 7월 2024-2025시즌을 앞두고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여해 7월 31일 팀K리그 그리고 8월 3일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두 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방문으로 토트넘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방한 일정이 확정된 후 한국 팬들은 토트넘 스타플레이어들을 또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는데, 방한을 앞두고 벤탄쿠르가 다름 아닌 손흥민과 한국인들의 외모가 다 똑같다는 인종차별을 하면서 팬들을 분노하게끔 만들었다.

또 토트넘의 무대응도 사건을 점점 키우고 있다. 소속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한다면 일반적으로 클럽은 성명문을 통해 피해를 입은 선수를 보호하는데 악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선수가 같은 팀 동료를 인종차별한 심각한 사태임에도 토트넘은 어떠한 입장도 드러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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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축구스타이지만 매년 인종차별에서 벗어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지난 시즌에도 손흥민은 두 번이나 인종 차별을 당했다. 2022년 8월 첼시와의 경기에서 코너킥을 차러 가는 손흥민을 향해 한 팬이 상의를 벗으며 눈을 찢는 행동을 보였다.

지난해 3월 토트넘과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손흥민은 후반 44분까지 뛴 뒤 교체로 나왔고 교체로 나오는 손흥민에게 크리스탈 팰리스의 한 팬이 눈을 찢으며 동양인을 비하하는 행동을 보였다.

토트넘 구단과 상대 구단들은 모두 가만있지 않았다. 토트넘은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모든 종류의 차별은 혐오스럽고 차별은 우리 사회와 경기, 우리 구단에 있을 자리가 없다"며 인종차별을 규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첼시는 인종차별이 발견된 후 첼시 팬인 관중에게 경기장 무기한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고 크리스탈 팰리스 역시 강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히며 이 관중은 3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사진=벤탄쿠르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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