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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일 만에 복귀, 자축포 쐈다…심장마비 이겨낸 '기적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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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만의 유로 복귀전에서 득점한 에릭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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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복귀전."

영국 BBC는 17일 덴마크의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32·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첫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친 것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에릭센은 이날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 17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에릭센은 A매치 131번째 경기에 출전해 42골을 기록한 베테랑이지만, 이날 경기와 골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지 1100일 만에 다시 돌아온 유로 무대에서 건재를 알린 자축포였기 때문이다. 에릭센은 3년 전인 2021년 6월에 벌어진 핀란드와의 유로 2020 조별리그 1차전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전 세계 팬들을 놀라게 했다.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다행히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고 회복했다. 당시 그는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소속이었는데, 심장 제세동기를 단 채로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뛸 수 없다는 리그 규정 때문에 소속팀과 계약을 해지해야 했다.

유럽 정상급 미드필더였던 에릭센의 축구 인생은 여기서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병상에서 일어난 직후부터 개인 훈련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그러던 중 2022년 1월 브렌트퍼드(잉글랜드)가 그에게 손을 내밀면서 다시 뛸 기회가 주어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인 그는 같은 해 7월 맨유에 입단해 지금까지 활약 중이다. 그 사이 덴마크 국가대표로도 복귀해 2022 카타르월드컵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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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센(왼쪽)과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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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팬들에게 에릭센은 '손흥민 절친'으로 유명하다. 그는 손흥민(32·토트넘)과 2015~16시즌부터 2019~20시즌 전반기까지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에릭센이 쓰러지던 날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에 나섰던 손흥민은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중계 카메라를 향해 영어로 "크리스티안, 건강해야 해. 사랑해"라고 외쳤다.

이날 유로 무대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골까지 넣은 에릭센은 활짝 웃으며 두 팔을 펼치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에릭센이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 그는 1100일 전 심장이 5분간 멎었던 선수였다"며 감탄했다. 덴마크는 슬로베니아와 1-1로 비겼지만, 에릭센은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에릭센은 경기 후 "다시 경기하는 것에 자신감이 있었고, 돌아와서 기쁘다"고 밝혔다.

덴마크와 같은 조에 속한 '우승 후보' 잉글랜드는 같은 날 대회 첫 출전인 세르비아를 1-0으로 물리치고 첫 승을 올렸다. 잉글랜드는 21일 덴마크와 2차전을 치른다. D조의 네덜란드는 첫 경기에서 폴란드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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