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센의 영화 같은 스토리…경기 중 심정지→1,100일 만에 복귀전서 대회 데뷔골 폭발!

[인터풋볼] 주대은 기자 =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경기 중 심정지 이후 1,100일 만에 유로 복귀전에서 대회 데뷔골을 터트렸다.

덴마크는 17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아레나 슈투트가르트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C조 1차전에서 슬로베니아와 1-1로 비겼다.

경기를 앞두고 에릭센에게 관심이 쏠렸다. 그는 지난 유로 2020에도 덴마크 축구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했다. 당시 덴마크의 에이스로 꼽혔던 에릭센은 조별리그 1차전 핀란드와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그런데 전반 40분 갑자기 에릭센이 쓰러졌다. 그의 심장이 잠시 멈춘 것. 상황은 심각했다. 심폐소생술과 제세동이 필요할 정도였다. 다행히도 15분 간의 응급처치 끝에 에릭센이 의식을 찾았다.

이후 에릭센은 현역 복귀와 재발 방지를 위해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했다. 몸 상태는 호전됐지만 이탈리아 세리에 A의 규정상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한 선수는 출전히 불가능했다.

결국 에릭센은 소속팀 인터 밀란을 떠나 프리미어리그(PL) 브렌트포드로 이적을 선택했다. 그라운드에 돌아온 에릭센은 11경기 1골 4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한 실력을 자랑했다.

컨디션을 되찾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에게 관심을 가졌고 영입에 성공했다. 에릭센은 맨유 소속으로 두 시즌 동안 72경기 3골 13도움을 올리는 등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에릭센은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폼을 회복했고, 이번 유로 2024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심정지로 쓰러진 이후 1,100일 만에 유로 복귀전을 치렀다. 이날 에릭센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모르텐 히울만과 함께 중원을 이뤘다.

에릭센은 복귀전에서 감격적인 유로 데뷔골까지 터트렸다. 전반 17분 요나스 빈의 패스를 받아 가슴 트래핑 후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쉽게도 덴마크가 후반 32분 실점을 허용하며 1-1로 경기가 끝났다.

경기 후 에릭센은 대회 공식 POTM(Player Of The Match)에 뽑혔다. 그는 "이번 유로에서 내 이야기는 지난 대회와 매우 다르다. 다행히 그 일이 일어난 뒤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경기에 뛰면서 자신감을 느꼈다. 출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데뷔골에 대해선 "정말 기뻤다. 유로에서 한 번도 골을 넣어본 적이 없었다. 내 머릿속에는 축구밖에 없었다. 득점으로 팀을 도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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