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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커넥션’ 지성이 밝혀야 할 20년 이어온 커넥션 ‘첩첩산중’ [김재동의 나무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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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어쩌려구 그래?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려구. 걔들 가만 안있을 거야. 너무 위험해.”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지도 몰라.”

14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 7회에서 박준서(윤나무 분)와 정상의(박근록 분)가 나눈 대화다.

장재경(지성 분)이 방앗간 CCTV가 지목한 검정 SUV 83표 3234 차량의 블랙박스에서 정상의를 발견하고 추궁하는 과정에 나온 정상의의 회상씬이다.

물론 이 대화가 장재경에게 전달된 것은 아니다. 전달됐다면 장재경은 당연히 박준서가 무슨 말을 하려 했기에 위험하다고 말렸는 지를 추궁했을 것이다.

하지만 장재경은 “그날 준서는 11시반까지 너네 모두를 불러놓고 할 말이 있었어. 죽기 전날 날 찾아와서도 모든 걸 제자리에 되돌려 놓겠다고 했었고. 그랬던 애가 너희들이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오는 그 시점에 자살을 한다고?” 라며 정상의의 증언을 믿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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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과연 박준서가 정상의 표현 ‘이제 와서’ 하려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원종수(김경남 분), 박태진(권율 분), 오치현(차엽 분) 등을 지칭하는 ‘걔들’이 가만있지 않을 말은 무엇이었을까?

에필로그는 2005년 4월로 돌아간다. 학교 로비엔 공고가 붙어있다. 내용은 ‘채경태 폭행 및 금품 갈취 정학 1개월’이다.

이 사연은 15일 방송된 8화 초반으로 이어진다. 당시 정상의는 채경태에게 얻어맞고 돈을 뺏긴 사실을 원종수 등에게 알렸고 원종수 패는 장재경 오윤진(오윤진 분) 등과 영화를 보러 간 박준서를 빼고 채경태를 찾아나선 듯 보인다. 참여인원은 원종수, 박태진, 오치현, 정윤호(이강욱 분)다. 그 채경태는 직후 벌어진 방화사건으로 죽은 인물이다.

아마도 박준서가 ‘마지막 기회’를 강조하며 모두를 모아놓고 하려던 얘기는 채경태 관련 사건인 듯하다. 드라마가 에필로그 등을 통해 뜨문뜨문 보여준 2005년의 채경태 사건은 고교시절 절친 장재경과 박준서를 갈라놓은 사건이다. 장재경은 방화사건과 관련해 원종수 등을 고발했고 목격자로 박준서를 내세웠지만 박준서는 증언을 거부, 장재경이 강제전학 가는 것으로 매듭지어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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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심문을 마친 장재경이 정상의에게 “너도 준서가 자살한 것 같아?”라고 물었을 때 정상의는 너무 담담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이유를 묻자 정상의는 “난 봤거든. 근데 아무도 그때 그걸 못봤더라. 신발. 신발을 신고 있었어”라 답한다.

하지만 경찰이 발견했을 때 그 신발은 박준서가 추락한 장소로 알려진 공사 현장 9층에서 발견돼 사인을 자살로 귀결시키는 역할을 했었다.

박준서가 20년 전 사건을 거론하기 위해 모두를 모았다면 빠진 인물이 하나 있다. 정윤호다. 정상의는 당시 채경태의 피해자였고 채경태를 찾아나선 인물들 중엔 정윤호가 있었다. 하지만 박준서가 불러모은 인물 중엔 정윤호가 없다.

“니네 20년 전 채경태 사건 때도 그랬잖아. 서로서로 알리바이 만들어 주고 증인해 주고”라며 장재경이 의심한대로 엘리베이터 속 4명이 서로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동안 박준서를 밀어 떨어트릴 수 있는 인물. 그 4명이 서둘러 현장을 벗어났을 때 박준서의 신발을 벗겨 9층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 인물.

그 정윤호는 일없이 사건 현장을 감시하다 떡방앗간 CCTV를 확인하는 장재경을 발견했고 장재경이 자리를 비운 틈에 떡방앗간 주인을 살해하고 메모리를 불태웠었다. 장재경의 추리대로 그 CCTV 속에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을 거로 생각했다면 충분히 초조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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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20년 전의 인물 노규민이 지닌 카드도 궁금하다.

노규민은 5회 에필로그에 등장했다. “경태네 집에 불난 거, 그래서 경태 죽은 거 사고 아니지? 어떻게 된 거야? 거기 누가 있었어? 너 뭐 본 거지?” 라며 장재경이 추궁했을 때 박준서는 “아냐! 아니라고! 니가 뭘 안다고 그래?”라며 부인했었고 그 모습을 노규민이란 명찰을 단 아이가 엿들었었다. 아이의 오른손은 마치 화상을 입은 듯 붕대에 감겨있었고 그 손이 펼쳐졌을 때 원종수의 명찰이 드러났었다.

그 노규민은 박준서가 죽던 날 방앗간 CCTV 앞에 박준서를 내려주었던 35아 0233번 택시 기사였고 박준서 사망 후 잠적한 인물이다. 20년 전의 증인이자 박준서 사망에도 할 말이 많을 수 있는 인물 노규민이 어느 시점에 무슨 카드를 들고 나타날 지도 궁금하다.

그리고 다시 드는 의문. 6개월 전의 박준서는 왜 떡방앗간의 CCTV를 복사해 갔을까? 그 USB는 무슨 내용을 담은 채 종적이 사라진 걸까? 혹시 노규민이 들고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자기 손에 피 한방울 묻히지 않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원종수, 시키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오치현, 모든 걸 다 덮을 수 있는 박태진, 그리고 그들이 뭘 하든 방관하는 정상의에 더해 이미 죽은 채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는 박준서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노규민까지 장재경이 밝혀야 될 20년 전 고교시절의 커넥션이 만만찮게 복잡하다. 그래서 드라마 ‘커넥션’은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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