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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美 유권자를 만나다]③무당층 “가자 민간인 집단학살 지원한 바이든, 두 번은 못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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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앞 親민주-親공화-무당파 9명 인터뷰]

〈3〉 바이든-트럼프 거부하는 3인

“지난 대선땐 트럼프 막으려 바이든 지지

이번엔 무효표-제3후보 지지로 항의할것”

“안보란 명목으로 해외전쟁 원조 멈추고

美국민 복지-교육-의료 지원이 급선무”

전 세계 곳곳에서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2024 슈퍼선거의 해’의 최대 행사인 1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약 넉 달 반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지지율만 봐서는 3억3000만 명의 미국인이 왜 고령, 사법 리스크 등에 동시에 직면한 두 사람을 지지하는지, 왜 지지하지 않는지 등을 명확히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에 동아일보는 지지 정당, 성별, 나이, 인종, 직업, 거주지역이 다양한 미 일반 유권자 9명을 최근 약 한 달 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했다. 지면의 한계로 다 싣지 못한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지지 후보별로 3회에 걸쳐 온라인 기사로 상세하게 전달한다. 유권자별 ①~⑧ 공통질문 가운데 답을 듣지 못한 질문은 제외했다.

마지막 순서로는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슬람 신자인 알리 리지비(24·남), 교육업계에서 일하는 파키스탄계 에밀리 다로가(29·여), 기술산업 종사자인 한국계 렌 리(30·여) 등 세 명이다.

〈시리즈 안내〉
美 유권자를 만나다 <1> 바이든 지지자 3인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40614/125439739/1
美 유권자를 만나다 <2> 트럼프 지지자 3인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40614/125439752/1
美 유권자를 만나다 <3> 바이든-트럼프 거부하는 3인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40614/125439761/1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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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치는 상황에서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부동층의 표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인터뷰한 세 명은 모두 지난 대선에서는 바이든에게 표를 던졌지만, 현재는 트럼프는 물론 바이든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자전쟁이 계기다. 기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젊은층, 비(非)백인 유권자들은 차기 행정부가 안보예산을 줄이고 복지와 교육, 생태, 의료정책의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리 리지비(24·남)

무슬림이다. 현재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의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보완예정)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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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2020년 대선 때 선택한 후보 = “트럼프가 싫어서 바이든을 뽑았지만, 사실은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버니 샌더스를 더 지지했다. 올해는 제3당의 질 스타인이나 코넬 웨스트를 뽑을 것 같다.”

② 양당 후보에 대한 평가 = “트럼프는 반무슬림적이고, 민주당도 무슬림과 아랍계를 배신했다. 주변에는 트럼프를 막으려 ‘차악’인 바이든을 뽑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바이든의 손도 너무나 피투성이다. 오히려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민주당이 진로를 바꾸고 책임을 인정하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중동 갈등 완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 저렴한 의료 서비스, 학자금 부채 구제, 인프라 및 교육 자금 증대”

④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 “좋아진 것도 나빠진 것도 있다. 물가 상승과 구직 시장 악화는 문제이지만, 바이든의 국내 경제 정책이 기업과 인프라에는 도움이 되었다고 인정할만하다.”

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최근 미국 대통령들 모두 문제였지만 바이든은 특히나 이스라엘을 무분별하게 돕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원자폭탄을 투하해도 바이든은 손가락만 흔들 것이다.”

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러시아의 공격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동정하지만, 군사 지원은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인의 세금은 미국인들을 돕는 데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⑦ 트럼프의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미국의 사법체계가 트럼프의 부패와 불법 활동을 효과적으로 보여준 기회였다. 트럼프는 이보다 더 많고 큰 범죄혐의들에 대해 유죄라고 생각한다. 그는 평생 감옥에 있어야 한다.”

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바이든에게 투표하지 않기로 한 결정적 이유가 가자 사태와 예멘 갈등(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에 미국과 영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며 벌어지는 충돌) 때문이었으니까.”

에밀리 다로가(29·여)

파키스탄계 혼혈로 과거 오클라호마 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현재는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워싱턴 DC에서 교육업에 종사하고 있다. ‘DMV의 반대자들’이라는 청년 반전(反戰)운동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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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2020년 대선 때 선택한 후보 = “지난 대선에선 바이든을 선택했지만, 이번에는 항의하는 의미에서 투표용지에 ‘가자(GAZA)’를 적을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집단학살을 저지른 이스라엘군을 지원하는 바이든에게 표를 던질 순 없다.”

② 양당 후보에 대한 평가 = “트럼프는 공공연히 혐오 발언을 일삼지만, 바이든은 적어도 공개석상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 그가 친노조 성향이며 기후 변화에 관심을 두는 것도 내가 그를 지지했던 이유였다.”

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미국은 ‘안보’라는 명목으로 폭력과 군사부문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이를 중단하고 교육, 돌봄 등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현재는 고강도의 감정노동과 전문성이 필요한 사회적 일자리들에 대한 지원이 너무 적다. 내가 초등학교에서 학생 30여 명을 가르칠 때 받은 연봉 4만 달러(약 5460만 원)는 겨우 최저 생계만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④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 “4년간 식료품값은 너무 많이 올랐고, 친구들도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다. 나는 석사 학위가 있는데도 지난 몇 년간 ‘투잡’을 뛰어야 했다. 다행히도 지금은 일을 한 가지만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예산 삭감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

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바이든이 이스라엘에 보내는 무기는 시민 4만 명을 죽이고 100만 명을 난민으로 만들었다. 폭력은 절대 평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다른 폭력만 재생산할 뿐이다.”

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합리화될 수 없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미국이 매번 무기와 폭탄들을 지원하는 방식을 이어가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순진한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차라리 교육이나 회담과 같은 해결책에 더 투자하는 것이 낫다.”

⑦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가 유죄 평결을 받아서 기쁘다. 다만 비슷한 시기 바이든 행정부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하는 모양새가 좋진 않다. 미국 정부가 국제법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데, 국민들이 트럼프에 대한 국내 평결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나는 파키스탄-백인 혼혈로서 인종차별을 직접 경험했다. (주류) 미국인들도 이런 차별과 폭력, 제국주의를 실감해본다면 나처럼 분노할 것이다.”

렌 리(30대 후반·여)

한국계 미국인이다.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다양성과 형평성을 옹호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비영리단체인 아시안전문인협회(NAAAP) DC지부에서 활동했다. 20년 가까이 기술기업의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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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2020년 대선 때 선택한 후보 =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선 버니 샌더스에게 투표했고, 본선에선 바이든에게 투표했다. 미국 정치는 양당제라 매번 차악을 선택하도록 강요한다. 현재는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 올해 경선에서는 무효표를 던졌다. 대선 전까지 이스라엘 지원을 중단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다.”

② 양당 후보에 대한 평가 = “두 후보 모두 부의 불균형을 키우고 이민자에게 폭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바이든 임기엔 오히려 트럼프 임기보다 군사 지원이 많이 이뤄졌고, 살해된 비백인의 수도 늘었다.”

③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 = “무엇보다 전쟁과 무기 지원 지출을 중단하는 게 급선무다. 대신 복지, 교육, 의료체계에 돈을 써야 한다. 대기업이나 군수업체, AIPAC 같은 이스라엘 로비단체 등 초부유층이 선거와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도 제한해야 한다. ”

④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미국의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빈부격차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물가상승률은 4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치와 정부의 부패가 최대 원인이라 생각한다.”

⑤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평가 = “가자지구에서 미국이 지원한 돈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절대 용인해선 안 된다. 한국도 일본과 서방 열강에 의한 침탈을 경험한 역사가 있지 않느냐. 한국이 분단된 1948년에 팔레스타인은 영토 절반을 이스라엘에게 강제로 내어줬다. 피억압 국가로서의 동질성 때문에 나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처지에 더욱 공감할 수밖에 없다.”

⑥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도 반대한다. 정부에 대리전에 수십억 달러를 쓰느라 정작 미국인들은 의료 서비스도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미국 정부의 해외 전쟁 원조에 대한 우선순위는 광기의 수준을 넘어섰다.”

⑦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평가 = “트럼프 유죄 평결은 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그의 혐의는 백악관과 국회가 지원한 (가자지구) 전쟁범죄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미 하원이 네타냐후 등에 영장을 발부한 ICC를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건 잘못됐다.

⑧ 자신의 인종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친 영향 = “나를 포함해 아시아계 이민자, 흑인, 히스패닉 등 많은 비(非)백인들이 바이든에게 분노하고 있다. 아시아계와 원주민의 비율이 높은 하와이에서는 민주당 경선에서 기권표가 29%나 나왔다는 게 증거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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