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천진난만해 보이는 마녀에게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는 절대 죽지 말라는 축복을 받았다면 더더욱.
웹툰 '멜트 블레스 유' |
'멜트 블레스 유'는 악명높은 갱단 보스의 외동딸 멜트와 그를 납치한 버드의 기묘한 동행을 그린 웹툰이다.
1960년대 미국 뉴저지는 커스드 패밀리라고 불리는 갱단이 주름잡고 있다.
마피아 보스 더닝 커스드가 일대의 고아를 거둔 뒤 유사 가족 행세를 하면서 만들어낸 거대하고 공고한 조직이다.
냉혹하면서도 사업 수완이 좋은 더닝에게 약점은 딱 하나,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외동딸 멜트다.
적대 조직이 멜트를 납치하기로 하고, 돈이 궁한 청부업자 버드가 이 일을 맡는다.
철모르는 아가씨만 잡아다 넘겨주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배신에 배신이 꼬리를 물면서 버드는 오히려 같은 편에게 총을 맞아 죽을 위기에 처한다.
이때 순진무구한 얼굴을 한 멜트가 제안을 하나 한다.
아버지의 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으니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함께 놀러 다니면 그를 살려주겠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숨겨진 능력을 사용해 '버드는 앞으로 죽지 못해. 내가 허락할 때까지'라고 명령을 내린다. 그 직후 버드의 내장이 녹아 재생되면서 불사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렇게 버드와 멜트의 기묘한 동행이 시작된다.
자신들을 잡으려는 커스드 패밀리를 뒤로하고, 그들을 죽이려 드는 납치 의뢰자들을 따돌리며 이 둘은 영화관에 가고, 축제에 참여하기도 한다.
바로 옆에서 사람이 죽어도 흰옷에 피가 튀었다며 얼굴을 찌푸리는 것이 고작인 잔혹한 멜트와 살인 청부업자이면서도 늘 죄책감에 망설이는 버드의 조합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멜트의 성이 '저주받은'이라는 영어단어와 발음이 같은 커스드라는 점, 그리고 제목은 멜트가 당신을 축복한다는 의미의 '멜트 블레스 유'라는 점 때문에 멜트의 마녀같은 능력이 저주인지, 축복인지 아리송해진다.
버드와 멜트를 비롯해 수색대인 아샤와 보바, 멜트와 아버지 더닝 등 여러 관계를 통해 비틀린 애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웹툰 '까라마조프의 자매들'을 그린 정원사 작가의 웹툰이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지만 시대적으로도, 지리적으로도 오늘날 한국과 동떨어진 1960년대 뉴저지라는 배경을 끌어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처럼 이질적인 배경 때문에 오히려 이 둘의 이야기가 한 편의 동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봄툰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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