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언더파 70타로 상위권 성적
심리적 압박감 극복하고 순조로운 출발
악몽의 15번홀 "생각 안 난다면 거짓말"
성공적 티샷 후 "하나 넘겼다, 해냈다"
윤이나가 13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0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대한골프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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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가 ‘오구 플레이’를 했던 한국여자오픈 골프대회에 2년 만에 돌아왔다. 19세 루키 시절 평생 후회할 실수를 저질렀던 장소를 다시 찾는 마음은 편치 않았지만 심리적 압박감을 극복하고 순조롭게 출발했다.
윤이나는 13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경기 전 윤이나는 2022년 대회 기억이 여러모로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대회 코스도, 이른 오전 첫 조로 10번 홀(파5)부터 시작하는 조 편성도 2년 전과 똑같았다. 불안감 때문인지 일정 역시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6시35분 경기 조라, 3시40분께 휴대폰을 알람을 맞추고 준비하려 했으나 실수로 일찍 맞춰 3시5분에 눈을 떴다. 더 잘 수도 없는 상황이라 바로 일어나 퍼트 연습을 하고, 4시50분쯤 골프장에 도착했다.
윤이나. 대한골프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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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결과가 180도 달랐다. 2년 전 대회 땐 첫 번째 홀에서 정규 타수보다 6타를 더 치는 섹스튜플 보기로 시작했지만 이날은 버디로 출발했다. '오구 플레이'가 나왔던 15번 홀(파4) 트라우마도 이겨냈다. 2년 전엔 드라이버 티샷이 러프로 향했고, 두 번째 샷을 할 때 러프에서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이번엔 우드를 잡고 정확히 페어웨이로 보낸 뒤 파로 마무리했다.
1라운드를 마친 뒤 만난 윤이나는 "사실 편안한 마음으로 골프장에 오지 못했다"며 "아무래도 2년 전 생각도 많이 났고, 분명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라운딩을 하는 동안에도 간간이 생각났지만 지금 해야 하는 샷, 눈 앞에 있는 공에 집중하며 치니까 과거 일들을 생각하지 않고 경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15번 홀 티 박스에 올라갔을 때 심정에 대해선 "(과거 일이) 생각 안 난다면 거짓말"이라며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티샷을 성공적으로 날린 뒤에는 안도감에 "하나 넘겼다, 해냈다 싶었다"며 미소 지었다.
티샷을 하고 있는 윤이나. 대한골프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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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드라이버 대신 우드를 잡은 이유에 대해선 “랜딩 존이 많이 좁고 오르막이 심하다”며 “우드로 쳤을 때 긴 두 번째 샷을 쳐야 하지만 조금 더 페어웨이를 지킬 수 있는 확률이 높아 우드 공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관절 통증을 안고 뛰는 윤이나는 “코스가 오르막, 내리막이 굉장히 심해 체력적으로 힘든데 차분하게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며 “남은 라운드는 조금 더 안전하게, 정확하게 칠 수 있는 샷을 위해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음성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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