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농구협회는 지난 4일, 7월 예정된 일본과의 2차례 평가전에 나설 대한민국 농구대표팀 최종 12인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 명단을 보면 대단히 새롭다. 1996년생 변준형이 최고참이며 다음이 1999년생 오재현, 이정현, 이우석, 양재민, 하윤기일 정도로 어리다(이현중과 여준석 역시 선발 관련 대화가 오갔다. 하나, 이현중은 NBA 서머리그, 여준석은 곤자가대 적응 문제로 차출할 수 없었다).
KBL 최고의 선수 ‘작정현’은 이제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서 활약해야 한다. 사진=FIB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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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농구대표팀 7월 한일전 최종 12인 명단
오재현(SK), 변준형(상무), 박무빈(현대모비스), 이정현(소노), 이우석(현대모비스), 문정현(kt), 유기상(LG), 박인웅(DB), 양재민(센다이), 이두원(kt), 이원석(삼성), 하윤기(kt)
겉만 보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대참사 이후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발된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대한민국 농구의 현재이자 미래. 이미 KBL 최고 레벨 수준의 선수들이 있으면서 잠재력 높은 선수들도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는 “다음 아시안게임이 2026년에 열린다. 그동안 어린 선수들을 테스트할 기회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의미가 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2023-24시즌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KBL 구단들도 주축 전력을 차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KBL 구단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과는 같지만 과정이 다르다.
이번 대표팀 선발 과정은 시작부터 애매했다. 5월 열린 KBL 사무국장 회의에서 한일전 및 윌리엄 존스컵 대표팀 선발 이야기가 처음 나왔다. 당시에는 어린 선수들을 차출이 아닌 최정예 전력 선발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코로나19 이후 2022년부터 정기적으로 여름 평가전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필리핀, 그리고 2023년에는 일본과 홈 평가전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도 오랜 시간 합숙, 손발을 맞췄다. 명분은 충분했다. 2022년에는 FIBA 아시아컵이 있었고 2023년에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있었다.
1996년생 변준형은 ‘어린’ 대표팀의 최고참이 됐다. 사진=FIB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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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는 메이저 국제대회 일정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대표팀의 공식 대회 일정은 오는 11월 FIBA 아시아컵 예선이다.
KBL 구단들은 공식 대회 일정이 없는 올해 대표팀 관련 플랜을 세우지 않았다. 한일전 이야기가 나온 시점도 5월,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2023-24시즌 종료 후 대부분 휴식 중인 주축 전력을 대표팀에 보낼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번 한일전, 그리고 윌리엄 존스컵은 의무 차출 가능한 대회도 아니었다.
A 구단 관계자는 “5월 사무국장 회의 중 마지막 즈음에 대표팀 선발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고 2023-24시즌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주축 전력을 보내주기 힘들었다”며 “대한민국농구협회도 한일전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은 2024 파리올림픽 대비 최정예 전력으로 나선다. 심지어 원정 연전이다. 부담이 큰 상황에서 결국 한일전이 성사됐고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농구협회와 안준호 감독은 최정예 전력으로 나서고자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선 미리 이야기도 되지 않았고 또 준비도 되지 않은 선수들을 보내주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사무국장 회의에서 언급된 대표팀 선발 문제는 이어진 KBL 이사회에서도 대화가 오갔다. 이에 대해 각 구단 단장들 역시 불만이 많았다는 것이 후문.
결과적으로 한일전에는 1996년생 이하 어린 선수들이 나서게 됐다. 변준형을 제외하면 1999년생이 중심이 된 매우 ‘어린’ 대표팀이다. 이미 한일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주축 전력을 내보낼 수 없었던 KBL 구단들, 그렇기에 대한민국농구협회와 안준호 감독은 어린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 경험과 기회를 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대신 윌리엄 존스컵에는 대표팀이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일본의 막강한 앞선, 오재현이 막아내야만 승산이 있다. 사진=FIB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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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구단 관계자는 “만약 대표팀 선발 관련 이야기가 미리 오갔다면 잘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소통은 없었다고 봐야 한다. 대표팀 선발 관련 협조 요청도 사무국장 회의 전날 왔다고 들었다. 항상 느끼지만 정말 아쉽다”며 “대표팀 합숙 기간도 처음 요청한 부분보다 많이 줄었다. 아시아컵이나 아시안게임도 아닌데 몇 주씩 선수들을 차출할 수 없었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 농구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민국농구협회와 일본농구협회는 2023년부터 매해 여름 정기적으로 평가전을 치르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그렇기에 올해 역시 진행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일본이 파리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한일전은 출정식이다. 제대로 된 스파링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대한민국 역시 최정예 전력을 갖추기를 요청했다고도 한다(이번 올림픽은 유럽에서 열리는 만큼 아메리카 및 유럽 팀들은 굳이 일본으로 전지훈련 일정을 잡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일본 역시 호주, 대한민국 등 가까운 아시아 국가와 평가전 일정을 잡았다. 한일전은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파리올림픽 출정식이 됐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린 선수들이 나서면서 일본 역시 플랜이 꼬였다. 일본 관계자는 “일본 쪽에서 이 상황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판단할지 모르겠으나 2025년에 있을 평가전에선 일본 역시 어린 선수들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한편 일본은 이번 한일전에서 하치무라 루이, 와타나베 유타 등 전현직 NBA 리거가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는 호주와의 6월 평가전에 나서지 않지만 7월 한일전부터는 합류 가능한 상황. 와타나베는 사실상 출전한다고 볼 수 있으며 2020 도쿄올림픽 이후 대표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하치무라 역시 일본농구협회, 그리고 B.리그의 적극적인 관심과 소통으로 합류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일본 관계자는 변수가 없는 한 하치무라와 와타나베가 한일전에 출전할 것이라고 알렸다).
하치무라 루이는 2020 도쿄올림픽 이후 오랜만에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사진=FIB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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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B.리그 리턴을 예고한 와타나베 유타, 그는 7월 한일전에서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진=FIB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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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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