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ETF 출시 이제 한 달 됐는데”… 총선에 흔들린 印증시, 단기 약세 전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친기업 성향의 인도 집권당이 이번 총선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서 인도 증시 불확실성이 전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날 예상 밖의 개표 상황에 인도 증시가 출렁이기도 했다. 국내 운용사들은 그간 인도 증시 성장세를 보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인도 증시가 약세장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비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P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일(현지 시각)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은 이번 총선에서 240개 지역에서 승리하는 데 그쳐 단독 과반(272석)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BJP가 주도하는 국민민주연합(NDA)이 최소 291석을 따내면서 모디 총리의 3선은 확실시됐지만, 애초 목표로 잡았던 ‘BJP 370석, NDA 400석 이상’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였다.

인도는 그동안 신흥국 투자처로 주목을 받은 국가다. 인도 시장이 커지면서 대표지수인 니프티50은 올해 들어 개표 전날인 3일까지 7% 넘게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0.26% 오르는 데 그쳤다.

인도 시장 성장엔 친기업 성향의 BJP와 모디 총리가 있다. 2014년부터 총리를 맡은 모디 총리는 투자자 친화적 정책을 중심으로 경제 개발에 집중했다. 이 결과로 모디 총리 집권 이후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평균 4%를 넘었고, 2014년 세계 10위이던 GDP는 지난해 5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 집권당의 힘이 약해지면서 향후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생겼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 운용사들은 인도 투자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관련 ETF를 연이어 출시했다. 지난달 8일과 14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KODEX 인도타타그룹’,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 ETF를 잇달아 상장했다. 기존 상품은 대체로 인도 니프티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상품이었다. 이제서야 상품 다변화에 나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려던 시점에 찬물이 끼얹어진 것이다. 현재 국내 상장된 신흥국 ETF는 인도 관련 상품이 7개로 베트남(2개), 멕시코(1개), 인도네시아(1개)에 비해 많다.

집권당의 압승으로 끝날 것 같았던 총선 결과가 흔들리면서 전날 ‘KODEX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ETF는 10.74% 급락했다. ‘KODEX인도타타그룹’과 ‘TIGER인도빌리언컨슈머’는 각각 4.15%, 2.50% 하락했다. 인도 니프티50 지수는 6% 가까이 내렸고 모디노믹스(모디 총리의 경제 정책) 수혜 업종인 에너지(-12.5%), 인프라(-10.6%), 금융(-8.0%) 등은 이날 나란히 수익률 하위권을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예상과 다른 총선 결과에 당분간 인도 증시에 약세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그간 모디 총리에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 증거로 집권 전 10~12배이던 니프티50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19년부터 평균 19.5배로 상승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모디노믹스의 추동력이 상실된다면 멀티플(기업 가치 평가에 사용되는 지표) 훼손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인도 주식시장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인도의 견조한 내수경기와 기업이익이 증시 하단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중장기 전망은 아직 밝다는 분석도 있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BJP가 과반을 차지했을 때보단 덜하겠지만, 모디 당선에 따른 정치 리스크 해소 및 정책 기조는 기존과 동일하므로 중장기 증시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방산, 인프라, 신재생, 철강, 자본재 등 예상 수혜 산업 역시 같다”고 말했다.

개인들도 저가 매수에 나서며 향후 인도 증시의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전날 개인 투자자들은 인도 ETF 7종을 총 182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