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장’ 남부 39석중 1석만 확보
청년실업률 20%-극우 행보에 발목
총리 3연임 성공했지만 앞길 험난
민심 잡으려 경제 개혁 박차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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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74·사진)가 4월 19일∼6월 1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해 3연임에 성공했다.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1947∼1964년 집권)에 이은 두 번째 3선 총리다.
그러나 야당 연합 ‘INDIA’ 의석이 5년 전 총선보다 100석 넘게 늘며 모디 총리는 1, 2기 때보다 줄어든 집권 여당으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세계 대표 ‘스트롱맨’으로 꼽힐 만큼 특유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선보였던 그에게 균열이 생긴 셈이다. 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로 4일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 지수는 장중 한때 7.9% 떨어졌고 종가 기준으로도 5.7% 하락했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모디 총리가 이끄는 극우 보수주의 성향의 여권 연합 ‘NDA’는 하원(로크사바) 전체 543석 중 293석으로 과반(272석 이상)을 간신히 넘겼다. 5년 전 총선 때 확보한 353석보다도 60석 적다. 반면 야당연합 ‘INDIA’는 231석을 차지했다. 5년 전 총선(129석)에서 102석 급증했다. 최종 결과는 5일 발표된다.
NDA는 당초 400석 확보를 목표로 했지만 단독 개헌이 가능한 362석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400석을 노리던 NDA에 293석짜리 승리는 패배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집권 과정에서 이뤄낸 빠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외연 확대를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존 지지층까지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인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8.2%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20%에 육박하는 청년실업률, 모디 정권의 비(非)힌두계 탄압 등이 유권자를 떠나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인도 정치 1번지’로 불리며 NDA 지지자가 많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참패했다. 이 지역에서 NDA 의석수는 현재 전체 80석 중 64석에서 35석으로 줄었다.
야당 ‘텃밭’으로 꼽히는 부유한 남부 5개 주의 성적도 마찬가지다. 특히 현대자동차, 애플 공장 등이 있어 인도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남부 타밀나두주에서는 39석 중 1석만 얻었다. 모디 총리는 총선 과정에서 남부에 20차례 넘게 방문하며 “내가 비힌두계를 탄압한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4월 총선 유세 중 무슬림 국민을 향해 “침입자(infiltrator)”라고 칭하는 등 모순적 행보를 이어가자 민심을 얻지 못했다.
모디 정권은 민심을 다잡기 위해 경제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모디 정권이 반도체, 전기차 산업 등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제조업 원가 절감을 위해 노동법 등을 친(親)기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3일 보도했다. 중국에 맞설 글로벌 제조업 허브가 되기 위해 전 세계 제조업에서 인도의 비중을 현재 3%에서 2030년 5%, 2047년 10%로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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