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40년 개근 기록 깬 황선홍 대전 사령탑… K리그에서 반등할까

한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기록에 생채기를 낸 황선홍 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강등 위기에 몰린 K리그1 대전 하나시티즌 지휘봉을 잡게 됐다.

대전은 황 감독을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3일 밝혔다. 황 감독은 2020년 9월 성적 부진으로 대전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4년만에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게 됐다.

대전은 황 감독이 적합한 감독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은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을 타파하고 새로운 변화와 반전이 필요한 시점에 국내외 리그와 국가대표팀 선수, 지도자로 풍부한 경력을 가진 황 감독이 선수단을 통솔하는 리더십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던 황 감독은 2008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처음으로 지도자생활을 했다. 2011년부터는 포항을 이끌었고 2013년에는 정규리그와 대한축구협회컵(코리아컵·옛 FA컵) 2관왕을 달성했다. 황 감독이 5년간 포항에서 99승을 거뒀고 FA컵 트로피 2회 등 3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6년부터는 FC서울 감독으로 다시 한 번 K리그1 우승을 지휘했고, 2013년에 이어그해에도 K리그1 감독상 수상자가 됐다. ‘스타 선수’출신 감독의 성공사례를 써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까지가 황 감독의 찬란했던 사령탑 커리어다. 이후부터 황 감독은 이상적인 모습보다 아쉬운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다.

2018년 4월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2020년 대전의 기업구단 전환 이후 첫 사령탑에 올랐지만 시즌을 다 마무리하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당시 대전은 K리그2에서 승격을 노렸지만 8개월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황 감독은 2021년 U-23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씻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승 우승으로 한국의 대회 3연패를 이끌었다. 하지만 황 감독은 대표팀에 집중하지 못했다. 공석이 된 한국축구대표팀을 임시로 이끄는 바람에 정작 본업인 U-23에 집중하지 못했다. 이 탓에 U-23 대표팀은 U-23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했고, 1984 올림픽부터 이어왔던 연속 출전 기록을 깨트려야 했다.

황 감독은 “대전이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재창단할 당시 첫걸음을 함께했던 만큼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기쁜 마음이 크다”며 “어려운 상황에 중책을 맡겨준 구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현재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과 책임감도 무겁게 안고 있다”며 “그동안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빠르게 팀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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