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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KBO리그는 60대 감독이 없었다. 현재 최고령인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1966년생 58세다. 김경문 감독을 제외하고 가장 최근에 선임된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1981년생으로 최연소인 42세고,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과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또한 1976년생 47세 40대 감독으로 사령탑을 맡고 있다. 홍원기 감독이 1973년생으로 올해 만 50세가 됐다. 여기에 65세 백전노장이 참전한다.
60대 중반의 나이와 현장 공백, 그리고 지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의 부진은 김경문 감독이 짊어지고 있는 멍에다. 그런데도 한화 고위층은 기꺼이 김경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올드보이일지라도 장점이 있다면 받아들이겠다는 얘기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풍경은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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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브루스 보치 감독은 69세로 곧 일흔을 바라본다. 보치 감독은 메이저리그를 떠나 프랑스 대표팀을 이끌다 3년 만에 현장에 돌아왔다. 뉴욕 메츠 벅 쇼월터 감독도 68세로 곧 70대가 된다. 위 4명 가운데 워싱턴 감독과 쇼월터 감독은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는데도 명장으로 인정받는다. 베이커 감독은 휴스턴 취임 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었다.
한화 역시 우승 타이틀만 두고 차기 감독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비록 우승 문턱에서 물러서기만 했을지라도, 김경문 감독의 카리스마와 NC를 빠른 시간 안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지도력에 더 주목한 것 같다. NC에서 '리더십 교체'라는 수식어로 사실상 경질되면서 현장을 떠나야 했지만, 2012년부터 2018년 6월 3일까지 740경기를 이끌면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1군 합류 2년 만인 2014년에는 정규시즌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NC가 창단 후 빠르게 경쟁력 있는 전력을 쌓을 수 있던 배경에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이 있다는 것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한화는 NC보다 창단은 앞섰지만 최근 상황은 창단 직후의 NC와 비슷한 면이 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한 원석들의 집합이다. 한화는 지금의 팀을 김경문 감독의 '선구안'이 필요한 팀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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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은 자기 색깔이 매우 강하다. 그렇다고 가타부타 말을 늘어놓으면서 자신의 선택을 해명하는 편은 아니다. 그만큼 말보다 야구로 답하는 쪽에 익숙한 지도자다.
그래서 쌓이는 오해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오해가 도쿄 올림픽의 "금메달 따러 온 것은 아니다" 발언이다. 활자로 놓고 보면 무책임한 발언으로 들리지만, 김경문 감독의 취지는 우승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었다. 일부 언론에서 성적 부진으로 분노한 여론에 편승해 이 발언을 자극적으로 전한 것이 논란의 시작이다. 이 사건은 '베이징 전승 우승' 김경문 감독의 커리어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 사임 후 5경기에서 3연승 뒤 2연패했다. 갑작스러운 변수가 없다면 다음 주부터는 김경문 감독 체제라는 큰 변화를 맞이한다. 김경문 감독에게도 큰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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