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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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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픽!] 미움과 사랑은 한 끗 차이…'도깨비는 우는 법을 모른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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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깨비의 나라는 이상하지만 아름답다. 어쩌면 이상해서 더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다.

선악과 호오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모순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도깨비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끈다.

연합뉴스

웹툰 '도깨비를 우는 법을 모른다던데'
[카카오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웹툰 '도깨비는 우는 법을 모른다던데'는 순애와 지독한 원한, 복수, 비뚤어진 사랑이 범벅이 된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주인공인 산도깨비 이매는 1942년 맹랑한 여자아이 금례를 만난다. 서로를 좋아하게 된 이매와 금례는 부부가 되어 시대의 격랑 속에서도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하지만, 1958년 어느 날 금례가 신통력 있는 여우들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에 격노한 이매는 여우 일족을 닥치는 대로 죽이며 핏빛 복수에 나선다.

멸족 위기에 내몰린 여우들은 이매를 달래기 위해 꼬리 여덟개가 달린 여우 호누를 바친다.

60년 뒤 이 여우에게 꼬리 아홉개가 생기면 소원을 들어주는 여우구슬이 심장 속에 생겨나는데, 이를 뜯어내 금례를 되살리는 데 쓰라는 것이었다.

금례가 죽은 것은 호누의 잘못이 아니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매는 호누를 그저 금례를 잃은 분노를 풀 대상으로 여기고, 60년에 걸쳐 집요하게 괴롭힌다.

일부러 감옥의 결계를 느슨하게 풀어두고 호누에게 헛된 희망을 불어넣었다가 이를 빼앗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이매의 주된 유희 거리가 된다.

호누는 때로는 적극적으로 공격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그저 도망가려 하지만 수십 년째 번번이 실패하자 삶의 의지를 완전히 잃는다.

산송장이 된 호누에게 이매는 새로운 제안을 한다. 열쇠를 하나 숨겨두고 먼저 찾는 이가 원하는 대로 하자는 것이었다.

시간은 착실히도 흘러 2018년이 된다. 선택의 순간에 선 이매는 그토록 되살리고 싶어 하던 옛 연인을 두고 여우를 떠올린다.

31화로 짧은 분량이지만 1940년대부터 2018년까지 약 80년에 걸친 세월을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시간의 흐름에 달라지는 작중 풍경을 보는 재미가 있다. 초가집에 살던 금례가 피난을 온 뒤에는 2층 양옥집에 사는 모습, 이매가 처음으로 자동차를 사고 즐거워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감정 묘사도 탁월하다.

'묘진전'을 만든 젤리빈 작가가 스토리를 맡았고, 누텔라 작가가 작화를 담당했다.

젤리빈 작가의 전작인 '묘진전'처럼 등장인물들이 악연으로 얼기설기 엮이고, 맹렬한 복수 때문에 스스로를 좀먹는 과정이 세밀하게 담겼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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