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허형규 "'선업튀', 생이 끝나는 날까지 잊지 못할 인생작" (ft. 팬사인회) [엑's 인터뷰③]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허형규에게 '선재 업고 튀어'는 인생작 그 이상의 작품으로 남게 됐다.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마지막회 단관 이벤트의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허형규는 "제가 거길 정말 자주 가봤는데, 잘못하면 사고가 나겠다 싶을 정도로 팬분들이 엄청나게 몰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제가 누군가가 알아볼만한 역할을 해본 적도 없었어서 '못 알아보겠지', '나 정도면 그냥 가도 되겠지' 싶었는데, 회사 식구들이 안 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도 들어가긴 해야해서 마스크를 썼는데, 그랬는데도 알아보셨다. 마스크를 쓰고 카페로 이동했는데, '김영수가 단관을 왔다'는 게 5분 있다가 모든 SNS에 퍼졌다"며 작품의 파급력에 대해 놀라워했다.

이와 함께 "셀럽의 삶이 이렇구나 싶더라. (웃음) 손 흔들어주는 거에 반응해주셔서 감사하고, 어떻게 보면 제가 정말 미웠을 수도 있는데, 저를 허형규로 봐주셔서 너무나 반갑게 맞아주시더라. '고생했어요', '왜 그랬어요', '연기 좋았어요' 해주시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벅차기도 했다"고 전했다.

허형규는 "너무 까불었나 싶은데, 너무 좋아해주시니까 손키스도 하고 손도 막 흔들고 했다. 기분에 취했다기보다는 저를 좋아해주시는 게 너무 벅차서 기분 좋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다"며 "제 마음을 알아주셨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진이나 영상 찍어서 올리신 분들이 좋게 반응해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허형규는 "지인들 같은 경우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딱 너의 케이스인거 같다고 해줬다. 축하한다, 이전에 고생했다는 얘기를 친구들이 많이 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하며 대학 선배 황제성으로부터도 축하의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선업튀'라는 작품을 통해 허형규라는 배우를 알게 되어서 좋다는 댓글에 좋아요가 많더라. 제가 보시는 분들에게 배우 혀형규로서 밉상은 아니었구나 싶더라. 그래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구나. 연기력이 보기에 나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다. 누가 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작품의 인기에도 밖을 나가면 사람들이 알아보는 경우는 없었다고. 그렇지만 허형규는 한 차례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다.

허형규는 "제 고향이 포항인데, 부모님께서 지인분들이 싸인 받아달라고 부탁하셔서 기분이 좋으신가보더라. '주변에서 싸인 받아달래', '적당히 하라고 전해달란다'고 들떠서 말씀하시길래 말씀을 안 드리고 포항 내려간 적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제가 포항에 가면 하는 루틴 중에 하나가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찾아가는 거다. 집에서 5~10분 거리에 있어서, 교정 한 번 돌고 운동장 한 바퀴 돌고 산책하듯 걷는다"며 "모자 쓰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하필 쉬는 시간이었나보더라. 학교가 남녀공학인데, 여고생 3명이 제 뒤에서 제가 허형규가 맞는지를 두고 말다툼을 하더라"고 웃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그 친구들 입장에서는 방영 중인 드라마에서 임팩트 있는 사람이 포항의 고등학교에 등장할 이유가 없지 않나. 뒤를 쳐다봤더니 '드라마 억수로 잘 보고 있는 게 있는데, 그 배우랑 닮아서요' 하더라. 그래서 '김영수 나 맞는데' 했더니 꺅 하고 비명을 지르더라"고 회상했다.

허형규는 "비명 소리를 듣고 학생들이 모였는데, 고등학교 때 제 은사님이 나오셨다. 선생님께서 '허 배우, 교무실로 가자' 해서 교무실로 갔는데,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후배들이 주루룩 따라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쉬는 시간 종이 쳤는데도 교무실 밖에서 학생들이 웅성웅성댔다는 허형규. 그는 "선생님께서 '나가서 인사라도 해주고 오라'고 하셨는데, 한 친구가 사인을 해달라고 해서 해줬더니 줄을 엄청나게 서더라"며 "교장 선생님까지 절 보자마자 알아보시고 책상이랑 의자 가져다 주라고 하셨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교사 전용 학교 현관 로비에서 즉석 팬사인회가 열렸다. 사실 지방에 있는 학교고, 공부를 잘 하는 곳으로 유명한 학교라서 그들이 볼까 싶었는데, 안 보면 얘기가 안 통할 정도로 한 반에 8~90%가 본다더라"고 이야기했다.

길게는 16년, 짧게는 11년째 배우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허형규에게 '선재 업고 튀어'는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허형규는 "마지막회 단관 때 말씀을 드린 게 있다. 팬분들이 아니라 관계자분들이 모인 관이라 애매하긴 했지만, '제 인생에 있어서 잊지 못할 작품 될 것 같다'고 하기에는 너무 영혼없는 거 같아서 진심 담아서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의 연기 인생이 김영수의 롤보다 커지든 정체되든 작아지든 간에 영원히 제 인생작일 거다, 어느 순간이 와도 '선업튀'는 제 인생작이라는 말씀을 드렸다"며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제가 모든 스태프들에게 사랑을 받았었다. 그 스태프들이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저를 바라봐줬는데, '어 잘했어, 하고 싶은 얘기 다 해' 하면서 어떤 얘기할까 쳐다봐주는 눈빛이 가족들이 봐주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연기를 그만두는 날까지, 혹은 생이 끝나는 날까지 잊지 못할 인생작이다. 보통 사람들이 '이제 보내줄 떄가 됐어요' 하면서 캐릭터를 놓아주는 시간을 갖긴 하지만, 저는 이걸 안 놔줄 거다. 계속 간직하고 꺼내보고 쳐다보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형규는 "대본도 이제 연기 다 끝났으니 다시 한 번 책을 읽어보고, 드라마도 이제는 오롯이 시청자로서만 빠져서 볼 거다. 배우로서 힘들 때가 있을 거 아닌가. 그러면 힘들 때 다시 꺼내보고, 기분 좋은 날도 꺼내보고 계속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허형규는 예능에도 욕심을 내비쳤다. 허형규는 "제가 인터뷰를 하다보니 목소리도 깔고 진지한 척을 하지만, 원래 장난기도 많고 개그 욕심도 정말 많다. SNS에 글을 올리고 '이 사람 진심이네', '나랑 개그 코드 맞아', '이 사람 진짜 웃겨' 할 때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 말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물론 작품이 먼저지만, 예능을 나가게 된다면 제가 일상이 재밌는 사람은 아니라서 관찰 예능은 무리일 거 같다. 대신 입으로 털거나 몸 쓰는 예능은 다 자신있다. '런닝맨'이나 '1박 2일' 같은 것도 좋고, 제가 평소에 웬만한 사람보다 많이 먹어서 '맛있는 녀석들'도 좋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가 ENFP인데, 정말 극 P다. 즉흥여행을 정말로 즐기는 편이라서 '지구마불' 같은 프로그램에도 나가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인생캐'를 연기해본 그는 "제 나이대에 있어서 딱 '키다리 아저씨' 같은 캐릭터 있지 않나. 위트도 있고, 30대 태성이같은 인물을 맡아보고 싶다"며 "남자들과의 우정, 브로맨스도 다루면서 개그고 있고 개구쟁이 같고 유머러스 하다가도 내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울타리 안에 가둬서 지켜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허형규는 "작품을 보신 분들께는 진심로 죄송하다. 정말 진심으로 죄송하고, 저 김영수는 증오하고 미워하고 저주하셔도 좋지만 배우 허형규는 이쁘게 봐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인사하며 "이 작품은 '추억과 현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추천의 한 마디를 남겼다.

사진= 키이스트, tvN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