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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최원호 감독+박찬혁 대표이사 자진 사퇴에 페냐 웨이버 공시까지…누구보다 숨가빴던 한화의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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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낸 한화다. 과연 이러한 결정들은 반등이라는 결과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는 먼저 27일 오전 7시 15분경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27일 자진 사퇴했다”고 알렸다. 이에 따르면 최 감독은 지난 23일 경기 후 사퇴 의사를 밝혔고, 26일 구단이 이를 수락해 자진 사퇴가 결정됐다. 아울러 박찬혁 대표이사도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 5월 정식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최원호 감독은 약 1년여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또한 그는 한화의 감독 잔혹사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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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화의 사령탑에서 물러난 최원호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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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감독이 한화의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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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1군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장면은 낯설지 않다. 먼저 10대 감독으로 2015년 부임한 김성근 전 감독은 많은 팬들의 인기를 끌었지만, 프런트와 갈등 끝에 2017년 5월 물러났다.

11대 감독으로 2018년 지휘봉을 잡았던 한용덕 전 감독도 3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부임 첫 해 팀을 3위로 이끌었지만, 2019시즌 9위에 머물고, 2020시즌 초반 팀이 깊은 연패에 빠지자 ‘자진 사퇴’ 형식으로 그해 6월 감독직을 내려놨다. 대신 최원호 전 감독이 감독 대행을 맡아 잔여 경기에서 39승 3무 72패를 기록, 그해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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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사령탑을 맡고 있을 당시의 김성근 감독. 사진=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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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한 한용덕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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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감독 잔혹사를 피하지 못한 수베로 감독. 사진=김재현 기자


한화의 12대 감독이자 첫 외국인 사령탑이었던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도 이런 잔혹사를 피하지 못했다. 리빌딩을 목표로 삼았던 그는 2021시즌과 2022시즌 연달아 최하위에 그쳤다. 이어 2023시즌 초반에도 고전하자 한화는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퓨처스(2군) 팀 사령탑으로 젊은 선수들 육성에 힘쓰던 최원호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최 전 감독은 해당 시즌 잔여 113경기에서 47승 5무 61패를 올리며 최종 9위를 마크, 2020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지속됐던 최하위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그 어느 팀보다 많은 기대를 받았다. 국가대표 투, 타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한 문동주, 노시환이 더 성장할 것이라 예상됐으며, 베테랑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도 영입했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KBO리그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써냈고, 2013~202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작성한 류현진마저 복귀시키는데 성공했다.

시작은 좋았다. 개막전 포함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기록, 단독 선두에 오를 정도로 쾌조의 분위기를 자랑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우완 선발투수 김민우, 주전 유격수 하주석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류현진도 4월 동안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은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한화는 6승 17패로 힘든 4월을 보내야 했다. 이때부터 최원호 전 감독은 자진 사퇴를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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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화를 떠나게 된 최원호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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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이 커진 손혁 단장.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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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 한화 단장은 이날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최원호 전 감독이) 4월부터 힘들다고 하셨다. 4월 말 팀이 서서히 떨어질 때 ‘그만해야 되나’라는 말씀을 하셨다. 사실 많이 힘드실 수 밖에 없으셨을 것이다. 고민을 계속 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화가 23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패배하며 최하위로 추락하자 최 전 감독은 마음을 굳혔다. 손 단장은 “계속 힘들어하셨는데, 팀이 10위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 이야기를 또 나눴었다”며 “이후 26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을 때 다시 면담했고, (자진 사퇴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당분간 정경배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 역할을 맡게 되는 한화는 최대한 빠르지만, 신중하게 새 감독을 구할 예정이다. 손혁 단장은 “(감독 선임) 기준을 딱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 “내부적으로 최대한 빨리 (감독) 리스트업을 하려 한다. 그런 뒤에 차근차근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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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대행을 맡게 되는 정경배 코치.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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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페냐는 결국 방출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사진=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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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경 한화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웨이버 공시 요청을 한 사실 또한 밝혔다. 1군 엔트리에서도 제외된 것은 물론이다.

2022년 닉 킹험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와 처음 인연을 맺은 페냐는 그해 13경기(67.2이닝)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72을 올렸다. 32경기(177.1이닝)에 나선 지난해 역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한화 선발진의 한 축을 든든히 책임졌다.

하지만 올해에는 좋지 못했다. 들쑥날쑥한 패스트볼 구속에 발목이 잡히며 9경기(37.1이닝)에 출전해 3승 5패 평균자책점 6.57을 써내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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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부진에 빠진 한화 페냐. 사진=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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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계약을 앞두고 있는 바리아. 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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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페냐와의 결별을 택한 한화는 새 외국인 투수로 파나마 출신 제이미 바리아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26일 본사 김근한 기자는 ‘[단독] 파나마 출신 제이미 바리아, 지난 겨울 연결됐던 한화행 임박…외국인 선수 정식 교체 2호 된다’의 기사를 통해 이를 알린 바 있다. 한화와 바리아의 계약은 늦어도 이번 주 안에 성사될 전망이다.

1996년생 파나마 출신 바리아는 2018년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2018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빅리그 통산 134경기에 등판해 22승 32패 평균자책 4.38 351탈삼진 151볼넷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32를 기록했다.

이처럼 27일 유독 바쁜 하루를 보낸 한화다. 과연 이들의 이러한 선택들은 반등이라는 결과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현재 21승 1무 29패로 8위에 위치해 있는 한화는 28일~30일 안방에서 펼쳐지는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통해 많은 변화 속 첫 일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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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빠르게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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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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