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림 감독과 호흡…3층으로 활약
'더 에이트 쇼', 지난 17일 넷플릭스 공개
배우 류준열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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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류준열이 블랙 코미디를 위해 한재림 감독과 뭉쳤다. 감독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위해 류준열은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에 임했다. 연기로 자신의 가치를 또 한 번 보여준 배우 류준열이다.
류준열은 2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더 에이트 쇼'(감독 한재림)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7일 8부작 전편 공개된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류준열은 극 중 빚 때문에 벼랑 끝에 선 순간 '더 에이트 쇼'의 초대장을 받고 쇼에 참여하게 된 3층을 맡았다. 류준열은 3층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여러 가지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일각에서는 망가졌다고도 하는데 이 작품이기 때문에 더 망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 이유를 묻자 류준열은 "이 작품은 어떤 타깃층을 상대로 준비를 하거나 어떤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한 작품이었다면 연기가 안 나왔을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가장 순수한 표현을 하면 되는 작품이었다. 설령 지질해 보이더라도 그 지질함이 우리 모두에게 있지 않나.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는 제약 없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즐겁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8개의 층에서 중간 지점인 3층은 쇼의 참가자이자 동시에 쇼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바라보는 화자이기도 하다. 이에 시청자와 가장 가까워야 했던 류준열은 튀지 않는 가장 기본의 인물이라는 점에 집중했단다.
그는 "결국에는 가장 보통의 인물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어떤 독특한 캐릭터나 이미지를 잡고 들어가면 나라는 화자를 통해 다른 사람을 봐야 하는 시청자들이 몰입이 안 될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주변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처럼 연기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배우 류준열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서 3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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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류준열의 내레이션은 '더 에이트 쇼'의 몰입감을 배로 더했다. 앞서 영화 '돈' 드라마 '인간실격' 등 여러 차례 작품 내레이션에 참여했던 그다. 그런 그도 '더 에이트 쇼' 내레이션 만큼은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류준열은 "이미 내레이션 작품들을 해봤기 때문에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양이 좀 많았다. 더군다나 상황이나 감정을 축약해서 전달하는 여느 내레이션과 달리 이번에는 내 속마음을 드러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어떨 때는 연기를 해야 하고 상황이지만 내 감정도 담아야 하고 또 다른 때는 상황이 아닌데도 드라이하게 읽어야 했다. 이런 점들을 계산해야 했는데 고민이 많고 걱정도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이 작업을 통해 느낀 건 한재림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였다. 류준열은 "배우가 내레이션 녹음을 위해 녹음 부스에 들어가면 사실 샛길로 새기가 쉽다. 여러 차례 녹음하다 보면 어떤 경우가 좋았던지 혼란스러워 스스로도 꼬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한재림 감독님은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주문함에도 바로 이해가 됐고 결과 또한 좋았다. 감독님과 좋았던 작업 중 하나가 바로 내레이션이었다"고 전했다.
"제가 감히 이렇게 평가할 건 아니지만 한재림 감독님은 다음이 궁금한 감독님이에요. 잘하는 게 너무 많다 보니 나올 때마다 다음이 계속 궁금해요. 실제로 기다린 만큼 결과물들이 다 너무 훌륭하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감독님의 다음 작품은 계속 궁금할 것 같아요."
배우 류준열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 관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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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후반부로 갈수록 가학적이거나 불쾌한 설정들이 다수 등장하며 초반과 다른 분위기로 호불호가 나뉘기도 했다. 이에 관한 우려가 없었느냐고 묻자 류준열은 "오히려 호불호가 있어야 작품의 의도와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걱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에게는 매스미디어에 대해 꼬집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었다. 어떤 도파민을 추구하고 어느 일정 선을 넘으면 불쾌하기도 하는데 이런 장단을 맞추는 게 요즘의 성패를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불쾌한 장면을 넣음으로써 이렇게 했는데도 즐거우면 그건 괜찮은 것일까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럴 때면 앞으로 어떤 자세를 갖고 창작을 해야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화두를 던지는 것 같다"며 "때문에 불호 없이 호만 있었다면 이 또한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때문에 류준열은 작품의 하나부터 열까지 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그는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많은 분들에게 다양한 반응을 받았다. 가볍게 보는 이들도 있는 반면 딥하게 평가하며 보는 이들도 있더라. 그런 점이 좋았다. 단순히 '재밌었다' '고생했다'보다는 다양한 반응이 오는 게 반갑더라"며 "요즘 전반적으로 콘텐츠에 대해 짧은 시간 안에 타올랐다가 바로 다음 콘텐츠로 넘어가는 게 이상하지 않은 시대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배우로서는 작품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하고 궁금해하고 작품이 주는 의미를 찾는다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OTT 시장이 정점에 오르면서 많은 분들이 새롭지 않고 계속해서 나오는 콘텐츠에 대해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짧게 나와서 확 타고 사라지는 순간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을 바라는 관객도 분명 있을 거예요. 자극을 위한 자극에 계속 물들여지다 보니까 이 끝이 어디일까 싶기도 해요. 그렇다면 어디로 되돌아가야 할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이런 것에 대한 고민거리를 제공한 작품이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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