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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고경표·강한나의 재발견…‘비밀은 없어’, ‘또드’ 대신 사랑스러운 힐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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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JTBC ‘비밀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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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 않은 경력의 배우 고경표과 강한나지만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라 불러도 될 듯한 작품을 만났다.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비밀은 없어’의 프로그램 한줄 소개는 통제 불능 혓바닥 헐크가 된 아나운서 송기백이 열정 충만 예능작가 온우주를 만나며 겪게 되는 유치하고 발칙한 인생 반전 코믹 멜로 드라마다. 사고로 인해 거짓말을 못하게 된 아나운서가 말폭탄을 던지며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배우 라미란 주연의 영화 ‘정직한 후보’와 비견되곤 했다.

방송 전부터 ‘비밀은 없어’는 코믹에 초점을 맞춰 홍보에 나섰다. 웃을 일 하나 없는 답답한 현실 속에서 60여분 동안만은 시청자들이 맘껏 웃고 즐기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 것. 2회까지는 극중 송기백(고경표)이 사고를 당하고 통제불능 말폭탄을 요령 없이 던지는 모습이 스토리의 중점이었다.

드라마의 분위기는 3회부터 확 달라진다. 송기백과 온우주(강한나)가 서로를 신경 쓰기 시작하고 송기백이 자신의 고장 난 입에 요령을 알게 되면서 우당탕탕 말폭탄 사고보단 송기백 개인의 성장, 그리고 주인공 간의 풋풋한 로맨스가 스토리의 줄기가 됐다. 방영 전 ‘또드’(또라이 드라마)라고 알려진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시청자들은 의외로 펼쳐진 고경표, 강한나의 로맨스에 환호를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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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표는 그간 ‘SNL 코리아’와 더불어 tvN ‘감자별’, ‘응답하라 1988’, 영화 ‘육사오’ 등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을 보이면서 코믹 이미지가 다소 강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에서는 박상우 역으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기도 했지만 워낙 코미디 연기를의 임팩트가 강했기 때문이다. 또한 비수기 때는 소위 ‘입금 전, 입금 후’ 짤로 유명해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자랑하기도 했다.

‘비밀은 없어’에서 고경표는 가족과 직장에서 거짓말을 반복하며 살아오다가 불의의 사고로 인해 진실성을 되찾아가는 송기백의 내면을 세밀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로맨스 연기 또한 재발견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물올랐다. 강한나와의 티키타카는 물론 달달한 눈빛 연기는 극의 몰입감을 더욱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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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나 또한 그동안 숨겨왔던 사랑스럽고 솔직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온우주 역을 통해 그야말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반응이 터져 나온다. ‘런닝맨’에서 게스트로 나와 보여줬던 러블리한 매력이 이제야 드라마에서 찰떡 캐릭터를 만나 빛을 발했다.

그간 강한나는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tvN ‘스타트업’ 등을 통해 차갑고 냉정한 면모를 보이는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그러다 2021년 tvN ‘간 떨어지는 동거’를 통해 배우 김도완과 달달한 케미를 선보이면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실제로 강한나는 최근 ‘채널 십오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간 떨어지는 동거’를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표현하기도.

온우주 캐릭터에 녹아든 강한나는 비주얼부터 성격, 능청스러운 표정까지 자연스러운 연기로 캐릭터의 현실감을 더했다. 대사의 말맛을 살리는 강한나 특유의 정확한 딕션과 말의 속도 조절, 텐션 조절은 온우주 캐릭터의 사랑스러움을 배가시켰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눈빛과 표정 등 섬세히 표현해 시청자에게 인물의 감정선을 오롯이 전하며 강한나는 ‘비밀은 없어’ 호평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연기 혹평을 받은 적이 딱히 없을 만큼 강한나는 그동안 준수한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이번만은 그야말로 ‘인생 캐릭터’라고 불릴 만하다. 실제로 시청자들 또한 “연기 잘하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줄 몰랐다”며 강한나의 섬세한 연기력을 극찬하고 있다.

12부작인 ‘비밀은 없어’는 이제 4회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 방영 내내 1%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점이 다소 아쉽다. 비교적 화제성이 낮은 수목드라마로 편성된 데다가 당장 뒷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스펙타클한 스토리가 아닌 착한 힐링 로맨스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경표도 촬영 내내 “우리 드라마에는 나쁜 인물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실제로 ‘비밀은 없어’는 눈에 띄는 빌런 없이도 시청자에게 몽글몽글한 감정을 안긴다. 연출 또한 기발하다. 특히 매회 나오는 부제는 유명한 노래 제목을 인용해 극 흐름에 걸맞은 기발한 방법으로 화면에 등장한다. 한 번도 보지 않았다면 몰라도, 드라마를 한 번이라도 봤다면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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