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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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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픽 리뷰] '벤자민 버튼' 부족함 잊게 만드는 재즈 선율...심창민 첫 뮤지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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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쏙쏙 박히는 넘버, 따스한 무드의 무대,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여러 장점을 갖췄으나 깊이감은 부족한 뮤지컬 '벤자민 버튼'이다.

'벤자민 버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한다.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벤자민 버튼의 일생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그려낸다.

2021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최종 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조광화 연출이 극작과 연출을 맡으며, 작곡은 이나오 작곡가가 참여했다. 제작은 EMK뮤지컬컴퍼니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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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벤자민과 블루의 관계가 주를 이룬다. 9세 때 처음 만난 두 사람이 몇 년의 시간마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리고 작품의 핵심 키워드인 '스윗 스팟'(Sweet Spot)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삶의 가장 찬란한 순간은 어느 한 지점이 아닌, 사랑이 있는 모든 시간이자 삶 그 자체라고.

충분히 그 메시지가 이해가 되고 감동적이긴 하나, 가슴 속에 깊이 와닿지는 않는다. 70여 년의 세월을 무대 위 2시간 남짓 시간에 옮기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이기도 하다. 그저 표면적인 관계 변화와 시간의 흐름만을 얇고 넓게 스케치한 느낌. 특히 주인공인 벤자민의 내면을 느끼고 공감할 기회가 부족한 것이 가장 아쉽다. 벤자민만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려줬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럼에도 '벤자민 버튼'을 또 보고 싶은 이유라면 역시 음악이다. 넘버는 1920년대 재즈풍의 음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R&B(리듬 앤 블루스)의 느낌도 첨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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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SWEET SPOT(스윗 스팟)', '사랑한다면', '그건 저들의 세상', 'BEFORE & AFTER(비포 앤 애프터)' 등 다수 넘버의 멜로디가 귀에 쏙쏙 꽂힌다. 평소 재즈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상당히 만족할 것.

무대 구성과 연출도 작품의 톤을 잘 살려냈다. 목각 소재의 퍼펫과 세트 디자인, 은은한 조명까지. 포근하고 안락한 무드로 작품이 지닌 따스함을 한껏 강조했다.

벤자민의 외형 변화를 퍼펫을 통해 표현한 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벤자민 역 배우와 완전한 일체감을 느낄 순 없지만, 곳곳에 동화적 요소를 배치해 마치 인형극을 보듯 몰입할 수 있게 했다.

벤자민 버튼은 김재범, 심창민(최강창민), 김성식이 연기한다. 특히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심창민의 첫 뮤지컬 도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직접 보니 무난한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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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크게 어색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절절한 감동을 이끌 정도도 아니었다. 넘버 소화력은 감미로운 멜로디와 썩 잘 어울리긴 하나, 힘은 다소 부족한 느낌. 경력 많은 뮤지컬 배우들 특유의 풍부한 성량과 감정 실린 보컬을 기대한다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재즈클럽 여가수 블루 루 모니에 역에는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이 출연한다. 이중 박은미는 여유로운 리듬 속에 허스키함을 담아내 매력적인 재즈가수로 변신했다. 당차고 발랄해 보이지만 내면에 아픔이 있는 캐릭터도 잘 살려냈다.

그 외 마마 역 김지선과 제리 역 민재완, 여러 배역을 소화한 강은일, 이승현, 신채림 등 조연들이 알차게 무대를 꾸몄다. 이들의 계속되는 변신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한편 지난 11일 개막한 '벤자민 버튼'은 오는 6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MHN스포츠 DB,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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