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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투수 3명으로 15년 만에 8강 오른 중앙고 “저희는 매일이 결승전”[황금사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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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중앙고 선수들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에서 유신고에 5-4로 승리한 뒤 더그아웃을 뛰쳐나오며 환호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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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투수가 세 명 뿐이다. 내일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늘 ‘후회없이 하자’고 말한다. 저희는 매일이 결승전이다.”

남인환 중앙고 감독은 15년 만에 황금사자기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중앙고(서울권 C 4위)는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에서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힌 유신고(경기권 A 1위)를 5-4로 잡았다.

남 감독이 중앙고에 부임한 2022년 9월 1일 당시 중앙고 야구부원은 열 명밖에 없었다. 올해도 중앙고는 동계 전지훈련 참가자가 14명뿐이었다. 이후 신입생 11명, 전학생 2명을 받아 겨우 27명이 됐다. 그 중 포지션이 ‘투수’로 등록된 선수는 8명, 갓 입학해 아직 전국대회 등판이 어려운 1학년이 4명, 2학년 전학생이 1명이라 실전 등판이 가능한 투수는 3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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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 선발투수 김강이 2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유신고와의 황금사자기 16강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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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중앙고는 3학년 투수 삼총사(이경재-이종걸-김강)에 3학년 2루수 조민환이 ‘4교대’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이날은 김강이 선발 등판해 5이닝을 3실점으로 막았고 이종걸이 남은 4이닝을 1실점으로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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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 이종걸은 김강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6~9회를 1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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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초 4점을 뽑고 4-1로 달아난 중앙고는 6회 2점, 7회 1실점 하며 4-4 동점을 허용했으나 9회 8번 타자 박수현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보내기 번트에 이은 적시타 때 홈을 밟아 5-4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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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 9번 타자 겸 2루수 조민환이 22일 유신고와의 16강전 9회초에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키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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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 박수현이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 출루 후 보내기 번트에 이은 적시타 때 5-4 결승 득점을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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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 선수단은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15년 만에 8강!!”이라고 외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남 감독은 “올해 초 동계 전지훈련을 14명이서 갔는데 8강 진출이라니 정말 말도 안 되는 결과다. 다들 하나가 된 덕분”이라며 “아이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아이들이 아니다. 저희 지도자들이 늘 하는 말이 ‘하기 싫으면 안 해야지 억지로 하지 말아라’다. 그래서 저희 운동장에는 노는 애들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남 감독은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제가 경기 전에 농담 삼아서 ‘이번에 지면 해병대 캠프 갈 거다’라고 하니까 아이들이 ‘갈 일 없을 것’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남 감독은 중앙고 85회 졸업생이다. 남 감독은 “올해 입학한 막내 야구부원들이 118회다. 모교 후배들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대학) 진학 때문에 전국대회 16강이 목표였는데 목표를 초과달성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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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중앙고와 유신고의 경기. 중앙고 선수들이 유신고를 상대로 5대 4 점수로 승리하자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동료들을 얼싸 안고 환호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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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는 24일 오전 10시 목동야구장에서 대구상원고와 8강전을 치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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