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2명 무직, 1명은 로스쿨 졸업
‘n번방’처럼 텔레그램 채팅방 이용 1700여 건 뿌리고 피해자에 전송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서울대 동문 12명을 포함, 여성 총 61명을 대상으로 이런 범죄를 저지른 서울대 졸업생 박모(39·구속)씨와 서울대 로스쿨 졸업생 강모(31·구속)씨를 비롯, 20~50대 남성 3명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박씨와 강씨는 범행 상대로 서울대 여성 후배를 주로 노렸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두 사람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으나, 조사 과정에서 서울대 동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대생’ ‘능욕’ 같은 대화방 제목을 매개로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박씨는 대학 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비롯, 각종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 왔지만 번번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 역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미혼으로 졸업 후 특정한 직업은 없었다. 이들은 서로를 “한 몸”으로 부르며 “합성 전문가”로 치켜세우는 등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와 강씨가 제작·유포한 음란물은 각각 100여 건, 1700여 건이었다. 박씨가 만들고 운영한 텔레그램 채널과 단체 채팅방만 200여 개로, 비슷한 성적 취향을 가진 이들을 선별해 채팅방 링크를 주는 방식으로 음란물을 유포했다. 한 채팅방에는 최대 50명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자신의 특이한 성적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불법 음란물을 제작·유포했지만, 나아가 이를 피해자에게 전송하고 직접 전화를 거는 등 대담한 범죄 행각을 벌이다 덜미가 잡혔다. 박씨 컴퓨터에선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음란물을 소지·유포한 증거도 나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회원 80만 명 규모인 한 여성 전용 온라인 카페에 외국인 남성의 사진과 신상 정보 등이 유포된 사안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해당 카페에 올라온 사진 속 남성들은 주한 미군으로 추정되며, 관련 정보 중 성적 취향 등 민감한 내용, 주요 신체 부위가 노출된 사진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해당 남성들이 실제 주한 미군인지, 신체 부위 노출 사진을 유포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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