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있는 동안 미국 증시에선 축제가 벌어졌다.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며 코스피도 2800선을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이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코스피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봤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 지수는 2724.62에 거래를 마치며 한주간(5월 13일~17일) 0.11% 내렸다. 대체로 보합세를 보이면서 2710~2770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이 기간 코스피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64억원, 385억원어치를 순매수, 개인은 1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동안 미국 증시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역사상 처음으로 4만 포인트를 넘기면서 마감했다. 1896년 만들어진 다우지수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대형 상장사 30개를 추적하는 지수다.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3대 지수 중 하나로 꼽힌다.
미 증시의 강세는 견조한 기업 실적과 더불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부각된 영향이었다. 지난 15일 발표된 4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4%(전년 동월 대비)였다. 전월 대비로는 0.1% 내렸다.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6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됐다.
5월 코스피지수 추이.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 |
이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23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의 발언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투자자가 주목하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전까지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이나 금리 등에 변동성을 보이면서 종목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엔비디아 실적이 잘 나와서 주가가 오른다면 국내에서도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피 지수의 2800선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여전히 매파적 발언이 적지 않은 연준의 회의록 공개가 국내 증시에 상방압력을 크게 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실적도 컨센서스는 상회할 수 있어도 시장의 기대치까지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달 안에 2800선 돌파 시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연구원은 "최근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의 경제 지표는 좋지 않다. 실물 지표가 좋지 않은데 주식시장이 계속 올라갈 수는 없다"라며 "엔비디아 실적에 따라서 반도체 업종 중심의 투자 심리 개선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글로벌 경기 자체가 별로 좋지 않은 만큼 증시 상승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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