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횡재세 도입 말도 안돼”
부동산PF 구조조정도 강한 의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이르면 다음 달 공매도를 일부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증시 모든 종목에 대해 금지되고 있다.
이 원장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 설명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 일부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기관투자가의 공매도 잔고 시스템을 거래소에 모으는 집중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술적으로 시간이 소요되고 법률상으로도 쟁점이 있기 때문에 현재 법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매도 전면 금지 이후 금융당국 수장이 공매도 재개 시점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원장은 투자 설명회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밸류업(가치 제고)을 추진하는 정부와 당국이 공매도 금지 상태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도 했다.
다만 금감원은 “현재까지 공매도 재개 시점과 관련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원장 발언은) 6월 공매도 전면 재개, 부분 재개 및 공매도 금지 연장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시장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한 후 정책적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원장은 “속도 조절을 할지언정 지금 상황에서 이해관계자의 경제적 이익을 만족시키기 위해 시간을 줄 생각은 전혀 없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횡재세’ 도입과 관련해선 “횡재세는 경제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횡재세가 도입되면 은행들은 이를 피하기 위한 회계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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