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롯데 '마황'을 웃긴 KT 쿠에바스의 유쾌함..."'마침내'라고 하더라고요" [수원 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이 부상을 털고 복귀하자마자 팀을 연패의 늪에서 구해냈다.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를 흔들고 팀의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황성빈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5차전에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롯데의 2-0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황성빈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쿠에바스가 워낙 좋은 투수지만 지난번 사직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생각만 하면서 게임에 임했던 게 도움이 됐다"며 "6회초 문상철 선수의 타구를 잡은 건 유재신 코치님의 수비 시프트 덕분이다. 코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성빈은 이날 1회초 첫 타석부터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괴롭혔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 공격의 활로를 뚫어줬다. 노 볼 투 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끈질기게 승부하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황성빈은 출루 후 쿠에바스의 1루 견제 실책을 틈타 2루까지 내달렸다. 1사 2루에서는 빅터 레이예스의 타석 때 쿠에바스의 폭투까지 겹치면서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레이예스의 짧은 중견수 뜬공 때 태그업 후 득점까지 올렸다.

황성빈은 레이예스의 타구가 KT 중견수 김병준의 글러브에 들어가는 순간 지체없이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김병준의 홈 송구도 빠르고 정확했지만 황성빈의 '발'이 김병준의 어깨를 이겼다. 황성빈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함께 홈 프레이트를 먼저 터치, 롯데에 선취점을 안겼다.

황성빈의 활약은 계속됐다. 롯데가 1-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1루에서 번트 안타로 출루, 무사 1·2루 찬스를 중심 타선 앞에 연결했다. 타구가 절묘한 위치에 떨어진 데다 황성빈이 전력질주 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송구보다 먼저 1루 베이스에 도착했다.

롯데는 황성빈의 번트 안타로 잡은 무사 1·2루 찬스에서 귀중한 추가 득점을 얻었다. 곧바로 터진 고승민의 1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를 2-0으로 만들면서 게임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황성빈은 수비에서도 번뜩이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롯데가 2-0으로 앞선 6회말 1사 1루에서 KT 문상철의 장타성 타구를 좌측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냈다. 워닝 트랙에서 침착하게 낙구 지점을 포착, 글러브를 뻗어 아웃 카운트를 낚아챘다.

황성빈은 이날 게임 전까지 2024 시즌 27경기 타율 0.368(38타수 14안타) 3홈런 8타점 13도루 OPS 1.140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대주자, 외야 백업 위치에서 개막을 맞았지만 외야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황성빈은 지난달 29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는 불운을 겪었다. 한창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던 시기에 부상에 발목을 잡히면서 팀과 선수 모두 아쉬움이 컸다.

황성빈은 다행히 2주의 회복을 거쳐 지난 14일부터 다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대타로 출전해 1득점, 1볼넷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뒤 이날 18일 만에 선발출전했다.

황성빈은 선발 복귀와 동시에 공수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마황(마성의 황성빈)'이라는 자신의 별명에 걸맞은 플레이로 롯데의 4연패 탈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황성빈은 이와 함께 KT전 강세도 이어갔다. 2024 시즌 KT 상대 4경기 타율 0.538, 14타수 7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던 상황에서 이날도 멀티 출루로 '마법사 킬러'의 면모를 뽐냈다.

황성빈은 지난 4월 21일 KT와의 더블헤더 1차전 쿠에바스 상대 멀티 홈런에 이어 2차전에서도 홈런포를 가동, 하루에만 3개의 홈런을 쳐 화제가 된 바 있다. 황성빈은 2022년 1군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단 1개였다.

쿠에바스는 경기 중 황성빈이 자신에게 강했던 점을 의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5회초 황성빈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한 뒤 황성빈에게 웃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황성빈은 "쿠에바스 선수가 5회초 내가 외야 뜬공을 치고 3루 쪽 더그아웃으로 돌아갈 때 나를 보면서 웃는 얼굴로 'Finally(마침내)'라고 말했다"며 "내가 승부에서 진 타석이기 때문에 웃으면 안 되는데 쿠에바스의 말을 듣고 웃음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또 "햄스트링 부상으로 2군에 있을 때는 완벽한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트레이닝 파트에 의견에 맞춰 훈련했다"며 "부상 재발을 신경쓰기보다 계속 싸워서 이겨내려고 한다. 대신 조금 안 좋으면 바로 냉정하게 판단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