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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 죽겠다”…‘각종 논란+연봉 반토막’ 방황하던 천재타자의 부활, 어떻게 홈런 1위로 올라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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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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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 천재타자 강백호는 어떻게 2년간의 방황을 끝내고 다시 천재성을 되찾았을까.

강백호는 지난 1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4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냈다.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1루서 등장, 롯데 에이스 찰리 반즈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날리며 최근 13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이후 더블스틸을 통해 2루에 도달했지만 박병호가 투수 땅볼에 그치며 득점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3회말과 5회말 삼진으로 숨을 고른 강백호는 1-3으로 뒤진 7회말 1사 1, 2루 찬스에서 해결사 면모를 제대로 발휘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롯데 바뀐 투수 최준용의 5구째 바깥쪽 직구(145km)를 받아쳐 좌월 역전 스리런포로 연결했다. 12일 잠실 두산 더블헤더 1차전 이후 2경기 만에 터진 시즌 13호포였다.

강백호는 이 홈런으로 최정, 한유섬(이상 SSG), 요나단 페라자(한화) 등 내로라하는 거포 타자들을 제치고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강백호는 4-4로 맞선 8회말 2사 1, 3루에서 진해수 상대 자동고의4구까지 얻어내며 3출루를 달성했다. 이어 장성우의 결승 3타점 2루타 때 홈을 밟는 데 성공했다.

강백호는 최근 3경기 연속 멀티히트에 힘입어 시즌 타율을 3할4푼4리에서 3할4푼8리(타격 4위)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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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를 나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2차 1라운드 1순위로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한 강백호. 지명 순위와 비범함 이름에 걸맞게 커리어는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었다.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 수상을 비롯해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거듭났다.

강백호의 야구 인생은 2022년부터 급격히 하락세를 탔다. 발가락과 햄스트링 부상과 더불어 도쿄올림픽에서 박찬호 해설위원으로부터 태도를 지적받았고, 2023시즌 무려 47.3% 삭감된 2억9000만 원에 연봉 계약했다.

강백호는 설상가상으로 이듬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세리머니사’, 5월 18일 잠실 LG전 ‘아리랑 송구’ 논란으로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이후 심리적 안정을 되찾은 뒤 절치부심을 외치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포스트시즌을 의욕적으로 준비하던 도중 내복사근이 손상되며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강백호는 프로 7년차를 맞아 마침내 천재성을 되찾았다. 그의 2024시즌 성적은 43경기 타율 3할4푼8리(187타수 65안타) 13홈런 44타점 35득점 OPS .998로, 홈런, 안타, 타점 1위, 득점 공동 2위, 장타율(.615), OPS 3위, 타격 4위 등 각종 타격 지표를 독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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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14일 수원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원래 잘 치던 선수였는데 한동안 멘탈적으로 흔들렸다. 지난 2년 간 사실상 없던 선수였다. 그러다가 포수를 맡으면서 팀의 한 축이 되니까 생활도 좋아졌고, 얼굴도 밝아졌다. 결론은 멘탈이다”라며 “타자는 직구를 쳐야 변화구도 칠 수 있는 것이다. (강)백호는 그 전에 직구를 못 쳤는데 지금은 잘 친다. 그러니 변화구도 친다”라고 분석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타석에서의 조급함도 사라졌다. 이 감독은 “과거에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존을 벗어나는 공을 컨택해서 아웃됐다. 그런 걸 자꾸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코너에 들어와도 참고, 2스트라이크에서도 여유가 있다. 컨택 능력이 좋아졌다”라며 “포수도 봐주고 예뻐 죽겠다. 본인이 중요한 역할을 맡으니 사람이 밝아진다. 지금은 타석에서 기대가 많이 된다. 2아웃 득점권에서도 7~80% 정도 치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강백호에게도 직접 반등 비결을 물었다. 14일 경기 후 만난 그는 “방망이 무게를 880g에서 920g 정도로 늘렸다. 이게 좋은 결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원래 가벼운 걸로도 잘 치고 있었는데 무거운 걸 한 번 써봤더니 잘 맞았다. 그 동안은 가벼운 방망이로 빠른 스피드를 내서 강한 타구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는데 무거운 방망이로 스피드를 내니까 훨씬 더 좋더라. 이제는 부담 없이 돌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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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몸 상태가 건강해서 좋은 거 같다. 항상 어디가 아팠는데 올해는 아프지 않아서 자신감이 생긴다”라며 “타격 파트에서도 나한테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김강, 유한준 코치님이 시즌 전부터 ‘백호는 부담 갖지 말고 경기만 다 나가면 페이스 되찾을 수 있다’는 말을 해주셨다. 또 (장)성우 형이 캠프 때 피드백해준 부분이 도움이 된다. 피드백은 영업 비밀이다”라고 덧붙였다.

강백호는 마지막 비결로 포수 포지션 전향을 꼽았다. 그는 “배울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 포지션이다. 그리고 나 혼자만 잘해서 할 수 있는 포지션도 아니다. 주변에서 많이 알려주시고 되게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긍정적인 시너지가 난다. 책임감도 생긴다”라며 “외야에 서 있을 때보다 마음이 한결 편하다. 물론 앉아있어서 힘들기는 한데 언래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면 된다”라며 모처럼 밝은 미소를 지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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