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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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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수익률 갉아먹어"…역대급 엔저, 일본 증시 외면하는 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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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경고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는 가운데 엔화 하락에 따른 환손실이 더해져 투자 수익률을 갉아먹고 있단 지적이다.

머니투데이

29일(현지시간) 도쿄의 한 환전소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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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에 밤바 일본 액티브 투자 총괄은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본에 관해 얘기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게 환율"이라고 말했다.

올해 닛케이225지수는 14.3% 상승해 미국 S&P500지수의 9.5%나 홍콩 항셍지수의 11.1% 상승률을 모두 웃돌고 있지만, 엔화가 달러를 상대로 34년 만의 최저 수준에 머물면서 닛케이지수의 달러 환산 상승률은 3%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친다고 블룸버그는 계산했다. 엔화는 달러를 상대로 올해 들어 10% 넘게 하락했다.

통상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 증시를 견인하는 수출업체들의 이익을 떠받쳐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역대급 엔저가 이어지면서 식량과 에너지 수입 비용을 키워 내수업체와 개인 소비를 압박할 것이란 경계심이 커지며 닛케이지수는 3월22일 사상 최고치에서 6% 넘게 떨어진 상태다.

투자자들은 엔화 가치가 얼마나 더 내릴지 확신하지 못한다. 밤바는 앞으로 엔화 움직임은 일본은행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발목 잡혀 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경우 엔화 가치가 더 떨어져 엔·달러 환율은 170엔까지 뛸 수 있단 전망이다. 만약 금리가 내린다면 엔·달러 환율이 130~135엔대까지 내릴 수 있다고 봤다.

밤바는 현재 엔화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며 달러당 130엔대가 적정 가치라고 평가했다. 만약 환율이 150엔 밑으로 내린다면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마음 편하게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3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5엔대 중반을 가리키고 있다.

아울러 밤바는 엔저 장기화가 "정치적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며 일본 당국이 엔화를 방어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수 있다고 봤다. 일본 정부는 시장 개입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일본 당국은 최근 엔화 방어를 위해 최소 두 차례 시장에 개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일본은행이 오는 7월이나 늦어도 10월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쳤다. 이에 앞서 6월 회의에서 월간 국채 매입액을 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채 매입 감액은 엔저에 대응한 금융 정상화 기조를 강조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했다. 4월 회의에선 국채 매입을 줄일 수 있단 일각의 예상과 달리 현행 통화정책을 동결하면서 엔화 추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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