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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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채소 등 치솟은 신선식품 가격이 단기간 물가를 끌어올리긴 하지만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바꿀 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기상 이변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해 전체 물가를 밀어올리더라도 그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제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발표한 ‘기상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고온·저온, 과다 강수·과소 강수 등 기온과 강수량의 날씨 충격은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렸다. 기온이 과거 추세 대비 10도 오르거나 내리면 물가는 단기적으로 0.04%포인트 상승하고, 강수량이 과거 추세 대비 100mm 증가 혹은 감소하면 물가는 0.07%포인트 올랐다.
해당 분석은 날씨 충격을 기온과 강수량의 과거 추세 대비 격차로 정의하고 동월 평균과 표준편차를 표준화해 계산했다. 분석 기간은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로 설정했다.
날씨 충격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은 신선식품가격 오름세가 주도했다. 신선식품가격은 평균 기온이 추세 대비 10도 상승하는 경우 최대 0.42%포인트 올랐고, 평균 강수량이 추세 대비 100mm 증가하는 경우 최대 0.9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기온·강수량 날씨 충격은 1~2개월 가량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그쳐 근원물가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KDI는 “날씨 충격이 한 달만 발생한 경우를 가정한 것”이라며 “날씨 충격이 그 이상 지속될 경우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급등한 식료품가격이 장기적인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었다. KDI가 중장기적 분석을 진행한 결과, 신선식품가격 등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라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간에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중기적으로는 소비자물가가 근원물가에 회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희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기상 여건 변화에 따른 신선식품 가격은 소비자물가에 단기간 영향을 미치고는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소비자물가나 신선식품 가격 급등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통화정책을 통해 신선식품 가격 변동에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지적 날씨 충격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농산물 수입과 같이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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