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8일 오전 4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PSG는 1, 2차전 합산 스코어에서 0-2로 밀려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날 PSG의 선택은 4-3-3 전형으로,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누노 멘데스, 루카스 베랄두,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백4를 구성했다.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워렌 자이르 에머리가 중원에 섰다. 킬리안 음바페, 곤살루 하무스, 우스만 뎀벨레가 공격을 이끌었다.
엔리케 감독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이강인을 벤치에 앉혔다. 대신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워렌 자이르 에머리로 중원 조합을 구성했다. 최전방 공격수도 킬리안 음바페가 아닌 곤살로 하무스를 기용했고, 음바페는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측면에 배치됐다. 이강인은 미드필드와 측면에서 모두 외면받았다.
밸런스를 고려한 선발 명단으로 해석됐다.
이날 PSG는 측면, 특히 일대일 능력이 좋은 뎀벨레와 공격에 재능이 있는 풀백 아슈라프 하키미가 있는 오른쪽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격을 펼쳤다. 두 선수가 공격에 가담했을 때 공간을 메워주면서 수비 밸런스를 잡아줄 선수가 필요했는데, 이에 공수 가담과 활동량이 좋은 자이르 에머리가 그 역할을 했다.
하지만 PSG는 후반전 초반 마츠 훔멜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더욱 공격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이에 엔리케 감독은 후반 18분경 두 장의 교체카드를 한 번에 사용했는데, 이강인을 외면하고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마르코 아센시오를 투입했다.
음바페를 스트라이커로 이동시키고 아센시오를 측면에 배치, 파비안 루이스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선택인 바르콜라를 투입해 공격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센시오와 바르콜라가 투입된 이후에도 여전히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고, 엔리케 감독은 결국 후반 31분이 되어서야 이강인 카드를 꺼냈다.
PSG가 이미 도르트문트에 선제골을 내줘 1~2차전 합계 0-2로 뒤지고 있는 시점이었다. 후반 5분 도르트문트의 코너킥에서 브란트가 올린 공을 훔멜스가 높은 타점에서 시도한 헤더로 연결해 PSG 골망을 흔들었다. PSG의 마르퀴뇨스와 베랄두 모두 훔멜스를 확실하게 견제하지 못했다. 안 그래도 추격하기 힘든 상황인데 이강인에게 추가시간 포함 20분 남짓 시간만 준 것이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곧바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오른쪽에서 뎀벨레, 하키미와 합을 맞추면서도 PSG가 볼을 잃지 않도록 공을 소유하는 데에도 집중했다.
주어진 시간은 짧았지만 이강인은 패스 성공 16회(19회 시도), 슈팅 1회, 드리블 성공 2회(100%), 크로스 성공 2회(100%), 롱 패스 성공 1회(2회 시도), 리커버리 1회, 지상 경합 성공 3회(100%) 등을 기록했다. 또한 장기인 날카로운 킥을 앞세워 세트피스와 직접 슈팅으로 도르트문트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늦게 투입된 것 치고 전반적으로 감각이 좋았다. 실제로 이날 이강인은 교체 투입된 자원들 중 소화한 시간이 가장 짧았지만, 평점을 제일 높았다. 마치 엔리케 감독에게 무력시위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던 이강인이다.
이강인의 활약은 엔리케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아쉬움도 남겼다. 이미 합산 스코어에서 0-1로 뒤져 있던 PSG는 전반적 직후나 선제골 실점 이후 더 빠른 변화가 필요했다.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뎀벨레 역시 교체로 나와도 이상할 게 없었다. 오히려 뎀벨레와는 다른 유형의 드리블로 상대 수비 진영을 휘저을 수 있는 이강인을 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겠지만, 엔리케 감독은 뎀벨레에게 90분을 줬다.
정작 이강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추가시간 포함 18분 정도였다. 턱없이 부족한 시간. 제 아무리 이강인이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한 선수가 18분 만에 합산 스코어 0-2로 밀리고 있는 경기를 뒤집기는 힘들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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