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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선수 데뷔' 오정연 "번아웃때 만난 바이크…골때녀와 다른 묘미" [아나:바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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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 출신 오정연 인터뷰

[편집자주] [아나:바다]는 드넓은 '프리의 대양'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아나운서들의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안정된 방송국의 품을 벗어나 '아나운서'에서 '방송인'으로 과감하게 변신한 이들은 요즘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살고 있을까요? [아나:바다]를 통해 이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려 합니다.

뉴스1

오정연/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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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안은재 기자 = 방송인 겸 배우 오정연은 도전의 아이콘으로도 불린다. 방송과 연기, 본업 외에도 바이크와 스쿠버다이빙,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로 계속해 오고 있는 축구까지 선뜻 해내기 어려운 도전의 연속이다. 지난 4월부터는 'TTF(태백 트랙 페스티벌) R-lady 컵'을 통해 모터사이클 선수 데뷔전까지 치르고 있다. 오정연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불러주길 기다려선 안 된다"는 말로 프리랜서 방송인으로서 새로운 경험으로 자신을 채워가고자 했던, 그간의 남다른 노력을 짐작게 했다.

오정연은 지난 2006년 KBS 32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후 KBS 간판으로 활약해 오다 2015년 퇴사 후 햇수로 프리 10년차 방송인이 됐다. KBS 재직 당시 서울대 출신이라는 이력과 똑 부러지는 깔끔한 진행, 단아한 미모로 주목받던 아나운서로, 각종 예능 및 교양 프로그램에서 '열일' 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오정연은 "방송을 다양하게 하면서 역량이 강화됐었지만 뭐든 너무 열심히 다 소화하느라 탈이 났었다"며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열정을 쏟았던 당시를 돌이켰다.

퇴사 후에는 예상 밖 새로운 도전으로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워킹맘 육아대디'(2016)를 시작으로 '마인'(2021)과 '힘쎈여자 강남순'(2023) 등 드라마와 첫 영화 주연작인 '죽이러 간다'(2021) 그리고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2019) '리어왕'(2021) 등 연극까지 무대와 매체를 넘나들며 배우로서도 자리매김했다. 오정연은 이전과 전혀 다른 커리어에 도전하게 한 연기의 매력에 대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더 탐구하게 됐다"며 "새로운 내가 창조되는 진기한 경험이 흥미로웠다"고 털어놨다.

연기를 향한 열정 또한 그 누구 못지않다. 오정연은 "프리랜서를 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며 "연기를 만나 힘든 시기도 다 덮을 수 있을 만큼 행복했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 "배우로서 다채로운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고 아직 그런 에너지가 많다"며 "무슨 역할을 맡든 결코 허투루 임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과 확신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말로 앞으로 배우로서 그가 만날 작품과 선보일 연기도 기대하게 했다.

오정연을 [아나:바다]의 여섯 번째 주인공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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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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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골때녀'에 출연 중이다. 이외 근황이 궁금하다.

▶'골때녀'를 하면서 선수처럼 지내야 하기 때문에 촬영하면서도 틈틈이 훈련을 하고 있다. '힘쎈여자 강남순'을 끝내고 다음 작품 기다리면서 새로 도전하게 된 게 있다. 바이크 레이싱이다.(웃음) 선수로 뛰게 되면서 새로운 직업이 생기게 되는 셈이라 그냥 할 순 없어서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연습도 자주 하고 있다.

-선수로 어떤 대회에 출전하나.

▶4월 말부터 6개월간 한 달에 한 번 태백 스피드웨이에서 치러지는 대회다. 여성들끼리 하는 'TTF(태백 트랙 페스티벌) R-lady 컵'이라는 대회인데 올해가 데뷔전이다. 레이싱이라는 게 트랙을 타는 게 굉장히 드문 일이기 때문에 틈틈이 병행하면서 연습하고 있다. 축구든 레이싱이든 그냥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지 트레이닝도 중요해서 평소 영상도 많이 보면서 지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본업은 방송과 연기이기 때문에 연기 공부도 하고 있다.

-레이싱은 어떤 매력 때문에 빠져들었나.

▶축구와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이기고 지는 게 뚜렷하게 흑백으로 갈리는 그런 스포츠인 반면에 레이싱은 기록을 0.01초라도 단축하려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새로운 한계에 도전하도록 채찍질하게 되더라. 저는 (한계에 도전하는) 그런 스포츠가 굉장히 영감이 되더라. 아직 초보자이지만 너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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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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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는 어떤 계기로 접했나.

▶프리랜서를 하고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아나운서 시작했을 때부터 일에 몰두하는 그런 시간이 이어지다 보니 몸도 기계 같이 번아웃이 오더라. 아나운서 오정연, 방송인 오정연이 아닌 그냥 오정연으로, 나라는 인간 하나로 봤을 때 내가 진짜 뭘 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떠오른 것 중 하나가 이륜차였다. 사실 대학교 때 캠퍼스가 너무 넓어서 수업과 수업 사이 시간에 20분씩 걸어 다니곤 했었다. 그 시기에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었는데 '타고 싶다'는 마음이 무의식중에 있다가 그게 발현이 된 거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왜 안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2019년인가 그때 면허를 땄다. 이후에 첫 바이크를 사게 됐는데 2020년 어린이날에 '그동안 고생했다'며 제게 선물을 했다.(웃음) 그때부터 바이크를 하나 장만을 해서 타기 시작했는데 타보니까 너무 좋고 장점이 많아서 방송 생활하면서도 숨 쉴 구멍이 돼주더라. 방송인들은 창의력이 굉장히 중요한데 근교에 나가서 투어를 하고 돌아오면 머리가 맑아졌다. 왔다 갔다 하는 길에 스마트폰도 안 보게 되고, 그 시간 동안 나에 대해, 일에 대해 더 집중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생기면서 이후에는 많이 빠져들게 됐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갖춘 자격도 따로 있나.

▶사실 아마추어, 프로가 따로 없다. 트랙을 돌 수 있는, 진입할 수 있는 자격증만 따면 누구나 프로처럼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저는 한국 이륜차 연맹에서 인증을 받은 선수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간 여성 연예인들 중에는 없었던 것 같다.

-레이싱 대회에 출전하면서 갖게 된 특별한 목표가 있나.

▶초보라서 상을 받거나 하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웃음) 이번 도전은 내 한계에 도전하는 느낌이다. 사실 모터사이클이 우리나라에서 저변이 약하다. 특히 여성들은 트랙을 탈 기회가 많지 않다. 외국에서는 이런 레이싱이 프리미어 리그처럼 사랑받는 경기이기도 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이런 분야도 있다는 걸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위험하고 터프하고 거친 스포츠라고 많이들 선입견을 갖고 계시는데, 대중적으로도 진입장벽도 낮추고 싶은 마음도 있고 건전하고 좋은 스포츠라고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아무래도 아나운서 직업병이 있다 보니 뭔가 알리려는 사명감은 평생 따라다니는 것 같다.(웃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지금도 안전하게 완주하자는 게 목표다. 넘어지기도 하고 그랬지만 이런 것들이 경험이 되더라. '골때녀'에서도 아나운서팀이 언더독으로서 정말 괴로운 시간들이 많았고 정체되면서 패배도 많이 했었다. 저희가 2승밖에 못했었는데 진짜 느림보 같지만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레이싱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해보려고 한다.

<【아나:바다】 오정연 편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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