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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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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접수한 '스크린 황제'…김홍택, 7년 묵은 우승 갈증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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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홍택이 5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린 제43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정상을 밟은 뒤 우승 트로피와 입을 맞추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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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의 제왕’이라 불리는 김홍택(31)이 초록 필드에서 7년 묵은 우승 갈증을 풀었다.

김홍택은 5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린 제43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촌라띳 츤분응암(26·태국)과 10언더파 274타 동타를 이뤘다. 이어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1차 연장전에서 파를 잡아 보기를 기록한 츤분응암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2승째를 챙긴 김홍택은 우승 상금 3억원과 제네시스 포인트 1200점을 수확했다. 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5년치 시드와 아시안 투어 2년치 카드도 얻었다. 풍성한 전리품을 가져간 김홍택은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 전반 2타를 잃고 우승 생각을 더는 하지 않았다. 잃은 타수만 만회하면서 톱10 안에만 들자는 마음이었는데 후반 들어 샷이 살아나면서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홍택은 스크린골프 G투어에서 통산 최다인 12승을 달성한 특급 선수다. 신장 1m73㎝, 체중 75㎏으로 몸집은 작아도 근력이 타고나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장타를 때린다. 그러나 실제 필드에선 좀처럼 골프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KPGA 투어 그린적중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아이언샷을 발휘해도 최고 성적은 2021년 9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기록한 공동 4위였다. 그러나 메이저급 대회로 분류되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제패하며 스크린골프와 실제 필드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형 선수’로서의 발판을 다시 마련했다.

얄궂은 봄비가 쏟아진 최종라운드에서 초반 나인 턴을 할 때까지 김홍택의 우승을 예상한 히는 많지 않았다. 8언더파로 출발한 김홍택은 전반 버디 2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어 상위권에서 멀어졌다. 이 사이 13언더파 단독선두 이정환과의 격차는 한때 7타까지 벌어졌다. 고전하던 김홍택은 후반 들어 아이언샷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13번 홀(파4)을 시작으로 파5 14번 홀과 15번 홀(파4)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 다시 우승권으로 뛰어들었다. 이어 파3 17번 홀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츤분응암과 10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단독선두를 달렸던 이정환은 티샷 리듬이 망가지면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앞조의 김홍택은 18번 홀에서 먼저 파로 홀아웃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잘하면 우승도 가능하겠다는 계산에서였다. 그러나 츤분응암 역시 같은 홀에서 파를 기록해 둘의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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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택이 5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린 제43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정상을 밟은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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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가려졌다. 우드를 잡은 김홍택은 왼쪽 페어웨이 바로 옆 러프로 공을 보냈다. 반면 츤분응암의 드라이버 티샷은 왼쪽 언덕 아래 벙커로 빠졌고, 세컨드 샷마저 벙커 턱을 맞아 짧게 떨어졌다. 김홍택도 세컨드 샷이 그린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어프로치로 핀 옆을 지켰다. 이어 침착파게 파 퍼트를 넣어 앞서 보기를 기록한 츤분응암을 물리쳤다.

김홍택은 “스크린골프의 경험이 오늘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G투어에서의 우승 경쟁과 코스 매니지먼트가 큰 도움이 됐다”면서 “당분간 시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기쁘다. 또, 어린이날을 맞아 딸에게 좋은 선물을 하게 돼 뿌듯하다”고 했다.

같은 날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1991 레이디스오픈에선 박지영이 우승을 맛봤다.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올 시즌 가장 먼저 2승을 달성했다. 통산 9승째로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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