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공격수 조르지 |
(포항=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포항 스틸러스는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가장 잘나가는 팀이다.
11개 상대 팀과 모두 한 경기씩을 소화한 포항은 5일 현재 7승 3무 1패로 선두(승점 24)에 올라가 있다.
울산 HD와 개막전에서 진 뒤 10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성적뿐 아니라 내용도 좋다.
포항은 공수 밸런스가 가장 좋은 팀이다.
지금까지 8골만 내줘 최소 실점 1위다. 한 자릿수 실점을 기록 중인 팀은 포항이 유일하다.
득점은 18골로 울산(22골)에 이어 2위다.
막판까지 팽팽한 승부에서도 기어이 골을 만들어내는 집중력과 승리욕은 경이롭다고 평가할 만한 수준이다.
18골 중 15골이 후반에 터졌다. 그리고 그중 6골이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포항은 4일 전북 현대와의 11라운드에서도 후반 49분에야 터진 김종우의 '극장골'로 1-0 승리를 거둬 팬들로 가득 찬 스틸야드를 용광로처럼 들끓게 했다.
드리블하는 조르지 |
완벽해 보이는 포항이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주포' 역할로 영입한 조르지(24)가 아직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K리그2 충북청주에서 13골 2도움을 올리며 K리그2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조르지는 큰 기대를 모으며 포항에 입단했다.
190㎝ 장신에 발기술, 활동량도 좋은 조르지는 중국으로 떠난 제카의 공백을 메워줄 적임자로 꼽혔다.
그러나 조르지의 K리그1 데뷔 시즌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점점 골 욕심을 많이 내는데도 슈팅은 번번이 골대를 외면하고 있다.
조르지 빼고는 공격수들이 '다 터진' 포항이다.
정재희가 7골로 리그 득점 랭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 김인성, 이호재가 2골씩을 넣었다. 허용준과 오베르단도 한 골씩을 책임졌다.
조르지는 박태하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 지휘봉을 잡으면서 '콕' 찍어 데려온 선수다.
박 감독은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조르지가 신생팀 충북청주에서 펼친 활약상을 눈여겨봤고, 현재 기량은 물론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해 그를 영입했다.
조르지가 아직 '골'로 보답하지는 못했지만, 박 감독은 여전히 조르지를 신뢰한다.
박태하 포항 감독 |
조르지는 연계 플레이가 좋고 도움도 2개나 올리는 등 동료에게 골 찬스를 선사할 줄도 안다.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니는 조르지 덕에 다른 공격수들에게 공간이 열리는 부분도 크다.
박 감독은 전북전 뒤 "조르지는 골 넣고 못 넣고를 떠나서 계속 신임할 수밖에 없다. 득점 외 부분에서도 많은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끝까지 믿고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격수는 '골'로 실력을 증명하는 법이다. 조르지도 박 감독과 구단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조르지만 터진다면 포항의 '공격 퍼즐'은 완벽하게 맞춰진다. 2013시즌 이후 11년 만의 K리그1 우승 가능성도 커진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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