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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유아인 책임감? 훌륭? ‘종말의 멘트’들[MK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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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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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이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 중인 배우 유아인을 놓고 “배우로선 훌륭하다” “책임감 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당시엔 잘한 캐스팅” “불편해하실 시청자를 위해 편집이 예의인 것 같아 손보긴 했지만, 사실 큰 차이는 없다”는 등 (업계 패밀리가 아닌) 제3자로서 보기엔 당혹스러운 말들을 쏟아냈다. 본인 돈으로 제작했어도 과연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인터뷰 멘트 역시 ‘점검’이 시급해보인다.

일본 작가 이사카 코타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공개 예정이던 ‘종말의 바보’는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표류하다가 약 1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유아인의 분량을 조절, 최종 12회로 제작됐다. 지난달 26일 공개 후 넷플릭스가 지난 1일 발표한 글로벌 톱10 비영어 TV 부문 9위(4월 22일~28일 기준)를 기록했다. 많은 캐릭터와 시점을 오가는 전개 등으로 산만하고 몰입이 힘들다는 혹평을 얻고 있다.

김진민 감독은 3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종말의 바보’ 언론 라운드 인터뷰에서 “공개할 수 있어서 한시름 놓았다.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처음에는 다들 언제 공개하는지 물어보다가 나중에는 물어보지 않더라. 간절했던 만큼 공개 자체에 감사하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똈다.

김 감독은 먼저 공개 후 쏟아진 혹평에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작품을 만들면서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다. 원작은 옴니버스로 따로 이야기가 있지만 우리는 한 마을로 묶었고, 기존 디스토피아와는 설정도 달랐다. 탈출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이 있을 거고 남은 사람에 초점을 뒀다”며 “전화와 문자 정도는 되고, 생필품은 국가에서 겨우 보급하는 상태라는 설정 아래 종말의 시간까지 어떻게 보낼지를 담았다. 그런 낯설 부분을 혼란스럽게 느끼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처음 합류할 땐 10회였는데 작가님이 남은 이야기가 있다고 해 2회가 추가됐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니까 따라가면서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고민되긴 했다. 다 역동적일 수도 없고. 포인트가 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최대한 풀려고 했다. 데드라인이 있다면 각 개인의 삶도 중요하지 않나. 그것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욕심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공개 전 유아인의 분량에 대해 “시청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의무이기에 불편을 드릴 수 있는 건 편집했다.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을 만큼 굉장히 노력했다”던 그는 인터뷰에서는 “특정 부분을 고의적으로 빼거나 그런 건 많지 않다. 편집 과정에서 유아인이 두드러질 수 있느냐 아니냐인데 이야기에 충실할 수 있게 했다. 편집을 고의적으로 하거나 많이 들어내지는 않았다”고 ‘모순’적인 말도 늘어놨다.

게다가 “캐스팅 당시엔 잘한 일이었다. 유아인의 연기만 놓고 본다면 지금도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고 본다. ‘저래서 배우구나’ ‘저래서 인기도 상도 타는구나’라고 생각했다”는 현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말도 서슴없이 했다. 속마음이 실제로 그랬을 더라도 이 시기에, 이 파장에 ‘적절한 발언이었나’ 되묻고 싶을 정도다. 연기 외 사안이 따로 구분 지어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안이요, 거센 후폭풍이 일지 않았는가. 업계 내 ‘논란 캐스팅’에 대한 문제의식 결여를 단 번에 알 수 있께 하는 대목이다.

그는 “잘해줘서 고맙다는 게 작품을 마친 제 심정이었다”며 “작품 공개 후 따로 (유아인의) 연락을 받진 못했지만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 아니니까. 여러 방법으로 (사과를) 전달한 거로 알고 있다. 공개 전에는 내게도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다”고 감쌌다. ‘책임감’을 운운할 수준의 사안이지 이 대목 또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더불어 김 감독은 “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드라마의 관점, 시청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드라마 변해야 하는 것도 맞다. 제가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잘될 때만 좋게 받아들이고, 안 될 때는 못 받아들이면 비겁하다. 모두가 똑같은 고마운 반응이다. 이 작품이 어떤 부분에서 시청자와 호흡을 못했다면 만든 사람들, 특히 제가 많은 생각을 해서 어떤 부분을 놓친 건지 잘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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