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아시아개발은행 총회 참석차 조지아 방문
“미국 연준 금리인하 시점 늦춰지는 등 변수 생겼다”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서 발언하는 이창용 총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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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 방향의 전면 재검토를 시사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로 금리 인하 전망이 늦춰진데다 예상을 웃돈 국내 1분기 성장률, 중동지역 리스크로 인한 환율·유가 불안 등 변수가 생기면서 통화정책 방향 논의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2일(현지 시각)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통방)에 대해 “원점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금통위원이 바뀌었고 4월까지 했던 논의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4월 통방이 5월 통방의 근거가 되기 힘들어졌다”면서 그 근거로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한국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반등, 이스라엘·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 변동 등 세 가지를 들었다.
이 총재는 “4월 통방 때만 해도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는데, 미국의 경제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연준의)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가) 9월이냐 12월이냐, 올해 몇 번이냐는 세세한 부분이고 앞으로 미국 데이터에 따라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금 전 세계가 생각하는 것은 견조한 경기와 물가 수준을 볼 때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뒤로 미뤄졌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날 기준 금리를 현행과 같은 연 5.25~5.50%로 동결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둔화세가 정체됐다는 게 동결 이유였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밀리면 국내 통화정책도 이에 반응해 인하 시점이 연기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이미 2%포인트로 사상 최대치인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되고, 이는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1.3%를 기록한 1분기 GDP 성장률에 대해선 “생각보다 굉장히 좋게 나왔다”며 “수출은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내수가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왔고 그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23일 금통위에서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총재는 “4월 통방 이후 중동 지역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면서 “우리나라는 기름을 많이 수입하는 만큼 유가 충격에 대한 (경제)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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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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