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김 소비자물가 전년 동월 대비 10%↑
김 수출 늘자 국내 공급 줄어든 영향
수산물 가격 잡기 총력전...할인 지원 이어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김 가격은 1년 2개월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서민 반찬 재료인 김 가격이 크게 오르며 전체 과일 가격을 끌어올린 사과의 바통을 이어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부랴부랴 김을 할인 품목에 추가하고 공급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업계가 인상 행렬에 나서며 서민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마른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 올랐다. 김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보인 건 지난해 2월(11.8%) 이후 14개월 만이다. 조미김(맛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올라 가공업체 원가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세계적으로 김 수요가 늘면서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재고량이 평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며 산지·도매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도매시장 반입량이 감소하니 가격도 자연스레 뛸 수밖에 없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살펴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마른김 한 속(100장)당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평균 1만50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60원 대비 57.66% 오른 것이다. 소매 가격도 10장당 1330원으로 전년 대비 31.07% 뛰었다.
김 가격이 오른 것과 다르게 지난달 수산물 전체 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4월 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올랐다. 농산물(20.3%)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6~8%대까지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던 수산물 물가는 지난해 9월부터 전체 물가 상승률을 하회하고 있다. 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15개 품목 중 가중치가 높은 고등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비축 방출 물량을 추가하고 할당 관세를 시행한 결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가격이 장기간 고공 행진하면 다른 수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량 감소로 사과와 배 가격 급등 여파가 다른 과일에 미치며 전반적인 과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김 수출이 늘며 기업들도 수익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수출이 늘면서 국내 공급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국내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불합리적"이라며 "정부도 가격 인상 요인을 확인해 인상 요인이 타당하지 않으면 기업들에 자제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 등 수산물 할인 지원을 통해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이달 7월부터 축구장 2800개 넓이에 해당하는 신규 양식장 2000㏊(헥타르·1㏊는 1만㎡)를 개발하고 우수종자 개발, 김 육상생산 양식기술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김 수입을 확대를 위해 관세도 인하한다. 가공업체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마른김(기본관세 20%)과 조미김(기본관세 8%)에 저율 할당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수산물 할인행사를 통해 김 가격 상승 폭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4월 할인행사가 종료되면서 일정 기간 소비자가격이 올랐으나 일시적인 상승으로 5월 행사가 시작되면 다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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