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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短命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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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예선 결승 2국 <흑 6집반 공제·각 30분>

白 박정현 아마 / 黑 정시우 아마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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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보>(123~146)=전문 기사의 해설을 듣다보면 “이 수를 허용해선 승부 끝”이라거나 “저 점을 빼앗겨 더 해 볼 곳이 없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361로(路) 드넓은 벌판에 착점 후보지가 넘쳐도 반격의 교두보 찾기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더욱이 현재의 흑처럼 패배가 눈앞인 상황에선 ‘절대 빼앗겨선 안 될 곳’이 존재한다.

현재 국면에서 그 점은 126이었다. 이 자리에 백의 깃발이 꽂히면서 흑으로선 더 해볼 데가 사라져버렸다. 123, 125로 한눈을 팔 계제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참고도 흑 1이 비장한 승부수로, 백이 만약 2의 요소를 접수한다면 3, 5로 봉쇄하면서 중앙 백을 물고 늘어져야 했다. 물론 그렇게 두면 이긴다는 뜻은 아니다. 투항하기 전 마지막 최선의 항전(抗戰) 프로젝트가 참고도였다는 뜻이다.

126을 허용한 흑은 중앙 백 대마를 향해 뒤늦게 131, 133 등 주먹을 날려봤지만 상대 복서 가드(guard) 위로 떨어지는 잔펀치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상변에서 패가 발생, 몇 수 교환하다 146이 놓이자 흑이 돌을 거두었다. 이번 LG배 아마 예선 여섯 판 중 가장 수수가 짧은 단명기(短命棋)였다. (144…130, 145…△)

[이홍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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