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안방 '고별전'서 1골 1도움 폭발…득점·어시스트 모두 1위
이동경 "울산 우승 위해 입대 전까지 최선 …남은 일정도 멋지게"
이동경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울산 HD 선수는 이동경이었다.
그는 '까까머리'였다.
울산이 치른 직전 경기는 24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 2차전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동경의 머리는 길었다.
바뀐 헤어 스타일이 이동경의 처지를 보여준다.
그는 29일 군에 입대한다. 입대 전날까지 울산 소속으로 공식전을 뛴 것이다.
훈련소 입소 후 4주의 군사 훈련 과정을 마치면 이동경은 국군체육부대 김천 상무로 향한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우승해 승격한 김천은 9라운드까지만 보면 울산(3위·5승 2무 1패·승점 17)보다 순위가 높다. 9경기에서 6승 1무 2패로 승점 19를 쌓아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22, 2023시즌에 이어 리그 3연패를 노리는 울산으로서는 졸지에 이동경을 우승 경쟁 팀에 뺏기게 된 셈이다.
이동경이 올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는 터라 울산은 더욱 배가 아프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동경의 활약이 가장 눈부셨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17분 주민규의 침투 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역전을 이끈 이동경은 17분 후에는 감각적인 전진 패스로 3-1을 만드는 엄원상의 쐐기 골까지 도왔다.
이동경, 선제골 환호 |
9라운드까지 전 경기에 출전한 이동경은 무려 7골 5어시스트를 폭발했다. 득점은 이상헌(강원)과 공동 1위, 어시스트는 단독 1위다.
최근 활약은 더욱 매섭다. 울산의 최근 리그 3경기에서 이동경은 3골 3어시스트를 쓸어 담았다.
이동경은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마지막 경기를 뛰고 (군대에) 가고 싶었는데, 득점하고 또 우리가 승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 입대) 시기가 정해져 있고, 어차피 (군대에) 가야 할 나이"라며 "(울산에) 남아 있는 기간이 좋은 추억이 되도록 좋은 분위기에서 입대하면 좋을 것 같다고 동료들과 이야기했다. 많이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이동경의 '입대 동기'는 전북 현대의 측면 공격수 이동준이다.
두 선수 독일 무대에 도전했으나 소속팀에서 자리 잡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K리그 복귀를 선택했다.
이동경은 "이동준 선수가 머리를 자른 걸 봤다. 내일 입대라 나도 머리를 자를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머리를) 밀고 와서 (오늘) 경기에 임하려 했다"며 "동료들은 '더 잘라야 한다'고 말하더라"라고 웃었다.
이어 "제가 작년에 (독일에) 다녀오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 올해는 우리가 꼭 우승할 수 있도록 (군대에) 가기 전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울산이) 클럽 월드컵에도 출전하니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 남은 일정도 멋지게 해내고, 또 (엠블럼에 우승의 의미로) 별을 달 수 있게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울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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