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경기 비겼다’…K리그2 수원, 뮬리치 극장골로 선두 유지

수원 삼성의 뮬리치(가운데)가 28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2024 9라운드 경남FC와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리그 제공

K리그1 재입성을 꿈꾸는 수원 삼성이 뮬리치의 극적인 동점골로 5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투지를 보였다.

수원은 28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2024 9라운드 경남FC와 안방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직전 FC안양과 ‘지지대 더비’에서 승리하며 선두에 오른 수원은 5연승에 실패했지만 리그 5경기 무패(4승1무)를 이어갔다. 승점 1을 추가해 19점(6승1무2패)으로 선두 자리도 지켰다. 2위 FC안양과 승점, 다득점 모두 같지만 득실차에서 앞선다. 아쉽게 승리를 놓친 경남FC는 4월 공식전 4경기 무패(1승 3무)에 만족하며 승점 9점(2승3무3패)으로 9위에 머물렀다.

수원은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최하위인 12위를 기록해 이번 시즌 K리그2로 강등됐다. 지난 몇 년간 ‘이길 경기 비기고 비길 경기 지는’ 모습을 반복해 팬들의 실망을 샀다. 강등 뒤 이번 시즌 초반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돼 염기훈 감독의 ‘무패 다이렉트 승격’ 다짐이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최근 몇 차례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이 나왔다. 추가시간 극적 득점으로 승리를 만들어 낸 경기가 되풀이되며 전에 없던 투지가 나오고 있다. K리그2 경기인데도 많은 관중(1만1109명)이 모인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수원은 경기 내내 유기적인 패스를 이어가며 주도권을 가져갔지만 득점 기회를 좀처럼 살리지 못했다. 전반 6분 툰가라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고, 전반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카즈키가 아쉽게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9분 수원의 세트플레이 뒤 세컨볼을 잡은 경남이 역습하는 상황에서 이준재가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경남이 수 차례 유효 슈팅으로 수원을 위협했다.

경남FC의 이준재(오른쪽)가 28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2024 9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리그 제공

경기 막바지로 갈수록 수원의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투지를 놓지 않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기 약 30초 전 김현이 헤더로 떨어뜨린 공을 뮬리치가 오른발로 골대로 밀어넣어 값진 승점 1을 챙겼다. 후반 33분 투입된 김현과 뮬리치 ‘트윈 타워’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염기훈 수원 감독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기회가 많았는데 득점하지 못해 아쉬운 경기였다.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질 경기를 비겨 분위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경기 동안 계속 마지막에 골을 넣고 있는데 그만큼 버티는 힘, 따라가는 힘이 생겼다는 의미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수원/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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