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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미국, 골딜록스 기대 저물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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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스터시티의 한 슈퍼마켓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포스터시티/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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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한 반면 물가 상승률은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 고물가 속 경제 침체를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각) 1분기 국내총생산 증가율(속보치)이 연율 1.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3.4% 성장률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인데다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치 2.4%에도 많이 못 미치는 것이라고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지적했다.



연율 1.6%의 성장률은 1분기의 국내총생산(GDP)을 지난해 4분기 총생산으로 나눈 뒤 4제곱해서 나온 수치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한 1분기의 성장률은 0.4%로, 한국의 1분기 성장률 1.3%보다 0.9%포인트나 낮았다. 이는 연율 -0.6%를 기록했던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2022년 3분기 2.7% 성장으로 돌아선 이후 6분기 연속 2%를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경제 성장세는 꺾였지만, 물가는 잡히지 않고 있다. 이날 함께 발표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연율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8%보다 1.6%포인트 높은 것이다. 상품 가격지수는 0.5% 떨어진 반면 서비스 가격지수는 5.4% 상승해, 서비스 부문이 물가를 이끌었음을 보여줬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 목표치 판단 기준으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3.7% 상승해, 지난해 4분기 2%보다 1.7%포인트 높았다. 이 지수는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빼고 산출한 것이다.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연준이 9월 이전에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었고, 최악의 경우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는 1분기 성장률 발표 직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1973년 중동 석유 파동으로 촉발된 스태그플레이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972년에는 상황이 꽤 장밋빛이었지만, 1973년에는 장밋빛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초에도 미국 경제가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것보다 훨씬 더 1970년대와 비슷해 보인다”고 경고했었다.



시엔엔(CNN) 방송은 다른 전문가들은 이보다 낙관하고 있지만, 물가가 내리면서 경제 성장에는 타격을 주지 않는 ‘골딜록스 경제’가 끝나가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관리 회사 글렌미드의 마이크 레이놀즈 투자전략 담당 부사장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는 골딜록스 이야기가 지배했으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오늘 발표된 국내총생산 보고서에 걸려 넘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하지만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이날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아주,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며 1분기의 성장률 둔화는 “기저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특이한 이유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옐런 장관은 좀 더 많은 자료가 수집되면 1분기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높게 수정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순위는 물가를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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