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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할리우드 VFX 최전선에 선 ‘혹성탈출4’ 한국인 제작진 “팀원들도 거의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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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김승석 시니어 페이셜 모델러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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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한국인 제작진이 할리우드 시각특수효과 기술의 최전선에 섰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측은 2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자리에는 영화의 한국인 제작진인 김승석·순세률이 참석했다. 김승석은 캐릭터의 표정을 구축하는 시니어 페이셜 모델러로, 순세률은 배우의 움직임을 다른 이미지로 바꾸는 모션 캡처 트래커로서 작품에 참여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된 인간들이 살아가는 오아시스에서 인간들을 지배하려는 유인원 리더 프록시무스 군단에 맞서, 한 인간 소녀와 함께 자유를 찾으러 떠나는 유인원 노아의 여정을 그린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기자간담회와 함께 약 40분간의 풋티지 시사회가 진행됐다. 두 사람도 이날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편집본을 처음 감상했다고 전했다. 김승석은 “오늘 참석하신 분 중에 제 지인도 있었는데 상영회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가슴 뛴다고 하더라. 시작하자마자 숨 쉴 틈을 안 주는데 저도 굉장히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순세률 또한 “간만에 재밌는 영화가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속한 웨타 FX는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비롯해 ‘엑스맨’, ‘아바타: 물의 길’ 등을 탄생시킨 세계적인 시각효과 스튜디오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에서도 웨타 FX가 VFX(시각특수효과) 기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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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세률 모션 캡쳐 트래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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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뿐 아니라 할리우드에는 이미 한국인 제작진이 대거 현장에서 뛰고 있다. 1월 개봉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 주연 영화 ‘웡카’에는 박찬욱 감독의 오랜 조력자로 이름을 알린 정정훈 촬영 감독이 참여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위시’에는 윤나라·이현민·이숙희·최영재 등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인 제작진의 할리우드 진출이 점차 일상화되는 가운데 현장에서 체감 되는 게 있는지 묻자 김승석은 “일단 저희 페이셜 팀만 해도 10명 정도 되는데 그중에 3명이 한국분이시다. 또 리서치팀은 5명인데 그중에 세 분이 한국 분이시다. 체감 정도가 아니라 거의 한국 팀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답했다.

가장 어려웠던 지점으로 김승석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표정을 유인원한테 똑같이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유인원이) 항상 웃고 있는 표정이라 심각한 부분을 표현을 해야 되는데 감정 표현이 그대로 전해지지가 않았다”고 답했다.

이번 작품은 ‘모션 캡처’에서 더욱 발전한 최첨단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 모션 캡처가 배우의 신체 움직임만 담았다면 퍼포먼스 캡처는 배우의 얼굴 움직임까지 포함해 감정 연기를 더욱 온전히 담는다는 점에서 차이를 둔다. 퍼포먼스 캡처는 유인원 역을 맡은 배우들이 주변 환경에 더욱 몰입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끌어올리기에 적합하다.

영화에서 유인원이 나무를 타고 오르내리는 등 퍼포먼스 캡처 구현의 범위를 묻자 순세률은 “거의 모든 액션 신을 배우들이 하셨다고 보면 된다. 스턴트도 당연히 있었지만 대신 사람과 유인원의 몸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후보정 작업은 있다. 하지만 어차피 애니메이션을 하려면 레퍼런스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장면은 거의 배우가 연기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무를 타는 장면도 저희가 세트를 지어서 배우들이 직접 타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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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강세가 되면서 영화 산업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 터. 할리우드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김승석은 “OTT 시장이 커지면서 예전에는 꼭 극장에서만 할 수 있었던 작업도 있지만 시리즈물로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더라”면서 “오히려 더 시장이 커졌고, 예전에는 ‘카지노’나 ‘무빙’ 같은 작품이 세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지 않나. (OTT 시장이) 이런 기회를 오히려 제공했다”고 답했다.

최근 나온 할리우드 작품 중에서 시각특수효과 기술의 진수를 보여줬던 작품으로 ‘아바타: 물의 길’을 빼놓을 수 없다. 해당 작품보다 더 진보된 기술력을 볼 수 있을지 묻자 순세률은 “두 작품 다 수준이 굉장히 높아서 뭐라고 할 수가 없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시각효과적으로는 두 작품은 매우 다른 것 같다. ‘아바타: 물의 길’은 물에 관한 배경이고, 그리고 나비족과 유인원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비교는 할 수 없다. (저희 작품이) 물만 나오는 건 아니기에 더 다양한 환경을 만나보실 수 있어서 재밌으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승석은 “(‘아바타: 물의 길’과 달리) 이번 작품의 모든 캐릭터들이 다 털에 덮혀 있기 때문에 (많이 다른 것 같다.) 장면 자체도 무겁고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할리우드 시각특수효과 기술의 최전선에 서 있는 제작진이 본 한국 영화는 어떨까. 최근 인기리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를 두고 김승석은 “한국 CG가 굉장히 많이 올랐다. 자연스럽다”고 칭찬했다. 이외 작품 중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를 묻자 김승석은 영국 VFX 스튜디오인 MPC 필름이 작업한 영화 ‘라이온킹’을 꼽았다. 순세률은 “최근 본 영화 중에선 ‘듄’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시각적으로나 스토리텔링적으로나 모든 게 다 완벽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관객 입장에서 극장에서 볼 관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김승석은 “‘혹성탈출’ 3편이 끝나고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니까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증을 유발할 것”이라고 답했다. 순세률은 “저는 이번 영화를 먼저 보시고 지난 시리즈 영화 세 편을 보시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굳이 앞선 세 편을 먼저 보지 않으셔도 이해하시는 데는 아무런 문제 없고 비교적 어린 20살의 제 눈으로 봤을 때 그게 더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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