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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LG 역사 바꿀 엄청난 재능이 등장했다… 뚱뚱해도 잘만 친다, 두 번 배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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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소속 선수 한 명에게 날선 질책을 해 관심을 모았다. 팀의 차세대 포수로 큰 기대를 모으는 김범석(20)이 그 화살이 향한 주인공이었다. 염 감독의 어투에는 제법 날선 칼이 있었다.

염 감독은 유망주들에 대한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그 유망주들을 확실하게 밀어주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보통 쓴소리도 잘 하지 않고 감싸주는 편이다. 넥센 시절부터 많은 유망주들을 키우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범석이 캠프 기간 중 복사근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자기 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김범석은 프로필상 체중만 110㎏에 이른다. 보통 KBO리그 선수들이 자신의 실제 몸무게보다 축소 보고(?) 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 김범석의 몸무게는 그보다 더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키가 아주 큰 것도 아니니 적정 수준의 활동량을 유지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체중 관리를 할 필요는 있다. 염 감독은 김범석이 자기 관리를 못했고, 그것이 부상으로 이어졌다고 아쉬워했다.

L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이다.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선수 하나 빠진다고 해서 휘청거릴 팀이 아니다.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것도 별로 없는 유망주 선수라면 그냥 제외하고 가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김범석은 조금 다르다. 구단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차세대 LG의 기수다. 야수 세대교체를 강조하는 염 감독도 이재원 이영빈과 더불어 김범석을 ‘트리오’로 뽑을 정도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김범석은 귀국 후 부상 회복 및 훈련에 매달렸고, 추이가 좋다는 보고를 받은 염 감독도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2023년 입단 당시부터 김범석에 대한 장기 육성 플랜을 줄줄 외웠을 정도로 관심이 컸던 염 감독이다. 올라오자마자 중요한 상황에 적극 기용하고 있다. 그리고 김범석은 그 기대에 부응 중이다. 아직 자기 포지션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활약으로 타격 재능을 뽐내고 있다.

경남고 시절부터 ‘타격 하나는 진짜’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 모습 그대로다. 시즌 5경기에서 타율 0.545(11타수 6안타)를 기록 중이다. 그리고 그 6안타 중 장타가 두 개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1.492에 이른다. 특히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더블헤더 1경기에서 6-8로 뒤진 7회 2사 후 극적인 만루 홈런을 치며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2경기에서는 3안타를 때렸다. 예사롭지 않은 타격 실력이다.

만루 홈런에서는 김범석의 여러 타격 재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우선 리그 정상급 셋업맨인 노경은의 공에 대등하게 맞섰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신예인데 말려들거나 기세에서 밀리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노경은의 변화구에도 말려들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좋은 눈이 있다는 의미다. 선구는 좋은 타자로 가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김범석은 그것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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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바깥쪽 공을 툭 밀어 쳤는데도 타구가 멀리 갔다. 김범석은 경기 후 이 타석에 대해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고 했다. 바깥쪽에 아주 제구가 잘 된 슬라이더로 사실 잡아당겼다면 내야 땅볼이 나올 가능성이 컸다. 그런데 이를 무리하지 않고 정확하게 받아 쳤다. 기술적인 대목의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타구는 풀스윙도 아니었는데 시속 151.5㎞의 속도로 날아갔다. 툭 쳐서 시속 150㎞ 이상의 타구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리그에서 힘 좋은 거포나 일부 외국인 타자들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당초 두 경기 중 하나만 김범석을 투입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염 감독은 1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한 김범석을 2경기에도 선발 1루수로 출전시켰다. 김범석이 들어가면서 오스틴이 지명타자로 휴식을 취하며 경기에 나갈 수 있었고, 다른 선수들을 대타로 대기시키며 경기 후반 추격에 첨병 몫을 맡기기도 했다. 김범석은 수비와 주루에서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며 2경기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김범석이 향후 LG의 팀 구상에 꽤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물론 추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기는 하겠으나 김범석의 기본 재능은 대단하다. LG의 포수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재능이다. 더 많은 훈련과 감량을 통해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포수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가치가 확 올라간다. 30홈런을 칠 수 있는 포수는 좀처럼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LG 구단 역사상 포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0년 조인성의 28홈런이다. 김범석의 힘이라면 잠실이 그렇게 넓어 보이지 않는다. 1군의 맛을 본 만큼 부상 관리 등에서도 조금 더 성숙한 모습까지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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