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韓경제]
세계 식품물가 상승률 주춤하지만
과일-채소 중심 고물가 이어진 탓
고환율에 수입물가 석달째 상승
21일 OECD에 따르면 올 2월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전년 동월 대비 기준)였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35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71.12%), 아이슬란드(7.5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OECD 평균 상승률(5.32%)보다 1.63%포인트 높았다. 한국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OECD 평균치를 넘어선 건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급격히 올랐다. 두 나라 모두 주요 곡물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2020년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었고, 우크라이나도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이었다. 전쟁 직전인 2021년까지 OECD 회원국 평균 식품 물가 상승률은 5%를 밑돌았는데 2022년 11월에는 16.19%까지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이 잦아들면서 올 2월 OECD 평균 식품 물가 상승률은 다시 5%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한국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한 달 전보다도 1.03%포인트 상승하며 7%에 육박했다. 올 2월 한국의 과일과 채소 가격이 전달보다 각각 8.1%, 6.8% 뛰면서 전체 식품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계속되면서 식품뿐만 아니라 다른 품목들의 물가까지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의 여파로 이달 셋째 주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21.8원 상승하며 3주 연속 올랐다.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도 올 들어 매달 오르고 있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4%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앞으로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수입물가 역시 한동안 높은 수준을 보이면 전체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진다.
다만 정부는 하반기(7∼12월)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이어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커진 건 맞지만 근원물가가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어서 하반기 물가가 2% 초중반으로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고 밝혔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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